호텔신라가 삼성그룹의 정관 개편에 발맞춰 이사회의 소집 통지시점을 종전 24시간에서 7일로 확대하는 안건을 추진한다. 이사의 임기는 3년에서 3년을 초과하지 않도록 바꿔 임기를 유연하게 조정할 계획이다.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의 재선임 안건도 오른다.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해 전자주주총회 근거와 독립이사 명칭 변경,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포함한 정관 정비안도 상정했다. 구 상법이 반영된 정관도 폐기한다.
◇그룹 발맞춘 이사 소집통지 기한 확대·임기 조문 조정
호텔신라는 3월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사내이사 이부진 선임의 건 등을 상정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상법 개정을 반영한 안건과 자체적으로 추진한 정관 개정의 건 등이 함께 담겼다.
이사회 소집통지 기한 변경의 건과 이사의 임기 조문 정비의 건이다. 호텔신라는 이사회 소집 통지 기한을 현행 최소 24시간 전에서 7일 전으로 확대한다. 각 이사들은 늦어도 7일 전에는 이사회에 관련한 사항을 문서나 전자문서, 구두로 통지받아야 한다. 긴급한 건에 한해 24시간 소집이나 소집절차 생략이 가능하도록 별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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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변화에 호텔신라도 발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24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집 기한을 늘리기 전까지는 정관을 통해 24시간의 기한을 뒀다. 삼성물산이 이듬해인 2025년 해당 정관을 삼성전자와 같이 바꿨다.
삼성SDI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정관에 24시간 조항을 유지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달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게시했는데 관련 정관에 대한 변경 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상법 제390조에 따라 이사회 소집 기한은 일주일 전이다. 다만 법은 그 기간을 정관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사회 소집 기한을 기업의 재량에 맡겨둔 셈인데 기한이 길면 길수록 이사회가 안건을 검토할 기간이 확보돼 선진화됐다고 본다.
반대로 기한을 축소하면 효율성은 높아지되 견제 기능은 약화된다. 과거 카카오가 기한 축소를 추진하다 국민연금 등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고려아연과 표대결 중인 영풍·MBK 파트너스는 이달 주주제안을 통해 고려아연의 이사회 소집 통지기한은 1일에서 3일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사 및 임원의 임기는 3년에서 3년을 초과하지 못한다로 변경한다. 임기를 3년으로 고정해둔 것에서 1~3년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한 정관 변경으로 해석된다. 삼성SDS도 내달 주주총회를 통해 같은 정관을 같은 내용으로 바꾼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미 이사회 7일 전까지 소집 통지를 진행 중으로 이에 따라 정관 변경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사 임기 조정에 대해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분리선출 인원 확대 적용을 위한 정관 변경이라고 답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이 2명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임기 관리의 탄력성을 위해 선행한 조치로 해석된다. 연임은 총 6년까지 가능하다.
◇이부진 6연임·이사회 의장 유지, 상법 개정·폐지 반영해 개편
내달 주주총회에서는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도 오른다. 이부진 사장은 2010년 호텔신라의 사장에 선임된 후 2011년부터 호텔신라의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이번에 재선임에 성공하면 6연임을 맞게 된다.
호텔신라는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회사 전반을 이끌 수 있는 경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TR 및 호텔&레저 사업의 경영 전반을 맡고 있는 이부진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구성원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웅 감사위원의 재선임 안이 상정된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이부진 사장과 한인규 사장, 조병준 상무가 사내이사로, 김준기·김현웅·진정구·김낙회 이사가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상법 개정에 따른 정관 변경 안도 여럿 표결에 부친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의 건, 전자주주총회 방식 반영, 독립이사 명칭 변경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 3% 초과주식 의결권 제한 규정 반영 등이다.
최근의 개정 외에 구 상법이 남아있는 조항도 손본다. 정관에는 오래 전 폐지된 이익소각 제도와 관련한 내용이 있었다. '본 회사는 주주에게 배당할 이익의 범위 내에서 관계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의 결의로 본 회사의 주식을 소각할 수 있다'다.
이익소각은 구 상법 343조에 정해져 있던 제도다. 이익소각이 자본의 변동 없이 이익만 반환하는 것으로 자사주 취득 후 소각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보고 이익소각 제도를 폐지했었다. 호텔신라가 사문서화된 항목을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