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테크닉스가 삼성 출신 임원을 영입해 이사회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기조를 올해도 유지한다. 범삼성가로 묶이는 한솔그룹은 한솔테크닉스(옛 한국마벨)를 인수한 뒤 삼성그룹에서 경력을 이어온 인물을 회사 주요 요직으로 앉혔다. 올해는
삼성전자 멕시코 생산법인(SAMEX) 법인장 출신의 전병권 본부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내정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는 다음달 19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2인의 이사 안건을 다룬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한솔테크닉스 대표인 유경준 사장과 현 사외이사인 이재형 원세미콘 부사장은 재선임과 동시에 3년 임기를 시작한다. 전병권 본부장(사내이사)과 이준근 대전지방국세청 고문변호사(사외이사)는 한솔테크닉스 이사회에 처음 진입한다.
이중 신임 사내이사인 전 본부장은 한솔테크닉스에 합류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새로운 인사다. 1967년생인 그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소속으로 이집트법인(SEEG) 법인장과 공정혁신그룹장, SAMEX법인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한솔테크닉스 디스플레이솔루션 본부장으로 선임됐다. 한솔그룹 합류 1년 만에 사내이사로 직행한 셈이다.
이는 회사가 그동안 유지한 삼성 출신 임원을 중용하는 기조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한솔테크닉스는 1995년 한솔그룹에 편입된 뒤 대표이사(CEO)를 비롯해 주요 임원진을 삼성그룹에서 영입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룹 편입 후 처음 대표를 맡은 조동완 사장은 삼성전관(현
삼성SDI) 미주영업본부장을 지낸 인물이며 이후 전대진(삼성항공), 김치우(
삼성전자), 이상용(삼성광주전자), 박현순(
삼성전자) 등 한솔테크닉스 전문경영인은 모두 삼성그룹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후 2022년 말 박현순 전 대표를 대신해 내부 출신인 유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회사 대표로 선임되며 삼성 경력 인사의 CEO 선임 관행은 막을 내렸다. 다만 한솔테크닉스는 등기임원진에 삼성 출신의 임원을 꾸준히 포함하며 삼성 영입 기조는 유지했다.
그해 11월
삼성전자 VD사업부 출신의 류준영 부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고 이듬해 3월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거친 이재형 원세미콘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중 류 부사장은 2020년까지
삼성전자에서 TV개발그룹 수석연구원, 개발그룹장 상무 등을 역임하다 2022년 8월 한솔테크닉스에 합류한 인사다. 한솔테크닉스에선 파워모듈디바이스(PMD) 사업부장 부사장을 맡다 사내이사 3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퇴임했다.
한솔테크닉스는 류 전 부사장의 퇴임 후 곧바로 삼성 영입 인사인 전병권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내정하며 그 공백을 채웠다. 이번 주총 통과 후 전 본부장은 오너가 경영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을 비롯한 유경준 사장, 오승욱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 등과 함께 4인의 사내이사진을 꾸린다.
회사 측은 신임 사내이사인 전 본부장에 대해 "
삼성전자에서의 장기간 경험을 바탕으로 노하우와 전문성을 갖춰 사내이사로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솔테크닉스는 그룹 편입 후 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전자산업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공급망에 진입한 회사다. 2000년대 초반부터
삼성전자의 핵심 벤더사로 이름을 올렸고 한솔아이원스(반도체 가공·세정·코팅), 에스아이머티리얼즈(반도체 실리콘 부산물 재생·가공) 등 인수한 외부 업체도 그 공급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한솔테크닉스가 구체적인 매출처를 공개하고 있진 않다. 다만 한솔테크닉스가 공개한 주요 고객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사는 A그룹사로부터 7231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며 이를 통해 가장 큰 매출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한솔테크닉스 연결 기준 매출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