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계룡건설산업이 올해 이사회 확대 개편에 나선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자산 규모가 2조원 문턱을 넘어선 데 따른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계룡건설은 2024년부터 자산 규모가 2조원 이상을 유지했지만 연말께 차입금을 집중적으로 상환하면서 이사회 개편 작업을 나중으로 미뤄왔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계룡건설이 처음 선임한 여성 사외이사 후보는 90년대생 프로골퍼 출신 유소연 씨(
사진)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계룡건설은 이달 26일 대전 계룡건설 본사에서 오전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정기주총에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안건을 포함해 정관 일부 변경 안건, 이사 선임과 감사위원 선임 안건,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 안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안건 등이 상정된다. 자산 2조원 문턱을 넘어선 이후 처음 개최하는 주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눈에 띄는 점은 이사 선임 안건이다. 계룡건설 이사회는 유소연 JTBC 골프 해설위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했다. 1990년대생으로 올해 36세인 유소연 JTBC 골프 해설위원은 프로골퍼 출신으로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하
이마트와
한화, 하나금융그룹, 메디힐 등 다양한 골프단을 거쳐 현재 대한골프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유소연 후보가 선임되면 계룡건설 사상 최초 여성 사외이사가 탄생하게 된다.
유소연 후보 선임은 지난해 말 별도기준 자산이 2조원을 넘은 데 따른 후속조치 성격이 짙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로 하여금 이사회를 같은 성만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룡건설의 창업주 이인구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 서서 회사를 이끌었던 시기와 이 전 회장 별세 후 이 전 회장 막내아들 이승찬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이사회는 줄곧 남성만으로 구성해 왔다.
계룡건설 이사회는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자발적으로 설치하고 운영하고 있다. 사추위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4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다만 사추위 내 사내이사 명단에는 계룡건설 개인 최대주주인 이승찬 회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사추위가 독립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지난해 9월 말 이승찬 회장(22.9%) 측은 지분 38.7%를 보유하고 있었다.

상법 상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전체 발행주식 4분의 1 이상 찬성과 출석주식 과반수 이상 찬성이 모두 필요하다. 이승찬 회장 측 동의 없이 사외이사 선임 정족수를 채우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승찬 회장이 사실상 사외이사 선임 권한을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상장사 사외이사는 "오너 기업의 경우 결국 오너의 허락 없이 사외이사를 기용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계룡건설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에 여형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도 올렸다. 여형구 후보 선임 역시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채우도록 요구하고 있다. 유소연 후보와 여형구 후보가 이사회에 합류하면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기존 37.5%에서 향후 62.5%로 확대된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 산하에 사추위와 감사위원회도 설치해야 하는데 계룡건설은 2022년 정기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사추위와 감사위를 자발적으로 설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상법은 감사위는 3명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소연 후보와 여형구 후보가 선임될 경우 감사위 멤버도 교체 수순을 밟게 된다.
계룡건설은 그간 자산 규모를 2조원 안팎으로 유지해왔다. 처음 2조원 문턱을 넘은 건 2024년 하반기다. 하지만 그해 연말께 차입금을 상황하면서 1조원대로 줄어 이사회 확대 재편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장 일각에서는 계룡건설이 이사회 확대 개편 의무를 피하기 위해 차입금 상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자산 규모는 2조원대에 다시 올라섰고 연말까지 규모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