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국내 주요 대기업의 절반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 이사회, 소위원회 등 회의 횟수가 대기업을 크게 웃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실질 보수는 더욱 낮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금융사와 비교하면 보수 격차는 더욱 커진다. 비중이 큰 주식 연동 보수를 제외한 현금 수령액만 따져봐도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내부 통제 기준이 갈수록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에게도 책임과 의무 수준에 맞는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4대 금융지주 평균 8400만원, 삼성전자 38% 수준
4대 금융지주의 작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4곳의 사외이사들이 받은 보수는 1인당 평균 약 8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주별 평균으로 보면 신한금융지주가 9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KB금융지주 8900만원, 하나금융 8100만원, 우리금융 7200만원 순이었다.
4곳 모두 기본급에 회의 참석 수당을 더하는 방식으로 보수 체계를 운영 중이다. 가장 많이 회의에 참석한 사외이사가 보수도 가장 많이 받는 구조인 셈이다. 작년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중 가장 보수를 많이 받은 사람은 신한금융지주의 곽수근 이사로 보수총액은 1억900만원이었다. 2위인 신한금융지주 윤재원 이사(1억850만원)와 격차는 근소했다.
뒤를 이어
하나금융지주 박동문 이사가 1억629만원을 수령했고
KB금융지주 여정성 이사가 1억원을 받았다.
우리금융지주는 윤인섭 이사가 8860만원을 보수로 지급받아 4대 금융지주 최고 수령자 중 금액이 가장 적었다.
이는 국내 주요 대기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가 2억2000만원으로 4대 금융지주 평균의 2.6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SK하이닉스는 1억5200만원,
현대자동차는 1억5900만원을 각각 사외이사 1인 평균 보수로 지급했다.
회의 횟수까지 고려하면 실질 보수 격차는 더욱 커진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는 작년 30~40회 안팎의 이사회 및 소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반면 4대 금융지주를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는 71회 회의를 개최했고
KB금융지주 65회,
하나금융지주 63회,
우리금융지주 62회 등 모두 60회를 넘는 회의를 열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는 사외이사가 회의당 약 300만~400만원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4대 금융지주는 110만~14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략 대기업 사외이사가 한 번 회의에 참석할 때 받는 보수를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회의에 3번 나가야 채울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주요은행과 7.5배 격차, 보수 대비 의무 무겁단 목소리도
4대 금융지주와 글로벌 금융사 사이의 사외이사 보수 격차는 국내 대기업보다 더욱 크다. 2024년을 기준으로 미국 4대 은행의 사외이사 평균 보수를 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46만6862달러(6억9095만원), JP모건 45만2385달러(6억6952만원), 씨티그룹 39만5492달러(5억8548만원), 웰스파고 38만1281달러(5억6444만원) 등이다.
미국 4대 은행 사외이사 전체 평균 보수는
한화로 환산시 약 6억2760만원으로 국내 4대 금융지주 평균 보수의 7.5배에 이른다. 미국 은행은 사외이사 보수의 대략 70%를 성과 연동 주식 형태로 지급하고 30% 정도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준으로 현금 수령액만 따져봐도 연 2억원 수준으로 국내 4대 금융지주를 2배 이상 상회한다.
이러한 점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4대 금융지주 사이에서 사외이사 보수와 관련해 볼멘소리가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을 이유로 금융지주 내부통제 기조를 더욱 강화하길 잇달아 주문하고 있다. 사외이사의 의무, 제약은 점점 커지고 있는 반면 보수는 이에 상응하는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장기적으로 일정 자격을 갖춘 사외이사 구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금융당국의 교수 출신 배제 기조와 맞물려 디지털, 보안, 소비자리스크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확보가 금융지주 사이에서 현안으로 떠오른 것도 이와 연결돼 있다는 의견도 있다.
4대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실제로 보수 측면을 살펴보면 그만한 역할을 주문하는 게 적절한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사외이사에게 많은 역할을 요구할수록 그에 걸맞은 보상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