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방금융지주와 손잡고 사외이사 역량 강화에 나선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교육을 확대하고 맞춤형 프로그램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금감원이 지방금융지주까지 사외이사 교육을 확대하면서 금융권 지배구조를 둘러싼 감독 기조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교육 지원을 넘어 이사회 기능 정상화와 책임 경영을 유도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금감원, 지방금융지주와 사외이사 역량 강화 MOU
금감원은 28일 은행회관에서 지방금융지주, 은행연합회, 한국금융연수원과 함께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이찬진 금감원장을 비롯해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이준수 한국금융연수원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2월 5대 금융지주와 관련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지방금융지주로 범위를 확대했다.
협약에 따라 금감원과 한국금융연수원은 사외이사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방금융지주의 교육 참여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은행연합회와 각 금융지주는 사외이사 및 이사회 사무국 직원들의 교육 참여를 지원하고 독려하기로 했다.
한국금융연수원은 사외이사의 경력이나 연차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요 지식이나 이슈, 금융 당국의 감독 정책 방향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밖에 이사회 사무국 직원용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한다.
협약에 앞서 이찬진 금감원장은 한국금융연수원이 운영하는 신임 사외이사 프로그램에서 '금융산업의 현안과 과제'를 주제로 특강도 진행했다. 이 원장은 강연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사외이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담보·보증 중심의 영업 관행과 부동산 쏠림 현상을 지적하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단기 실적보다 소비자 중심의 경영과 생산적 부문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적극적인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사전 관리 성격, 평가 지표 활용 가능성도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사전 관리 성격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 반복되고 있는 불완전판매와 내부통제 관련 책임에서 이사회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다. 이찬진 원장이 특강을 통해 "사외이사가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협약의 특징은 '맞춤형 교육'이다. 지방지주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지방 거주 사외이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대면 교육도 도입해 참여 문턱을 낮췄다. 접근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사외이사의 전문성 부족을 구조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금감원이 금융지주의 교육 참여 현황을 감독 업무에 참고하겠다고 밝힌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사실상의 평가 지표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 참여 여부가 향후 검사나 감독 과정에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