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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

대한조선, 지배구조 첫 성적표 33점…평균치 '미달'

핵심지표 준수율 33.3% 그쳐…이사회 의장-대표도 겸직, 독립성 강화 '숙제'

박완준 기자

2026-06-04 13:59:33

대한조선이 지난해 8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기업지배구조 성적표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상장사에 요구되는 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핵심지표 준수율이 아직 30%대 초반에 머물며 개선해야 할 과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대한조선은 전자투표와 내부통제 체계 등 기본적인 제도는 갖춘 데 반해 주주환원 정책과 이사회 독립성, 최고경영자(CEO) 승계 체계 등 선진 지배구조의 핵심 요소를 충족하지 못했다. 상장 초기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향후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해 지배구조 고도화를 단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핵심지표 준수율 33.3%…코스피 평균보다 '낮아'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올해 처음 제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핵심지표 준수율 33.3%를 기록했다. 전체 15개의 핵심지표 가운데 5개만 충족했다다. 이사회 체계 전반에 개선해야 할 과제가 쌓여 상장사로서 요구되는 기준에 아직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생성형 AI.

특히 대한조선은 주주권 보호 영역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등의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 상장 직후 주주총회와 관련된 제도 정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한조선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평균 핵심지표 준수율(54.3%)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자산총계 1조5372억원을 기록한 대한조선은 지난해 자산 1조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의 평균 핵심지표 준수율(49.2%)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다만 대한조선은 전자투표 실시와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 연 1회 이상 통지,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감사위원회 내 회계·재무전문가 포함, 감사위원회의 외부감사인 회의 개최 등의 항목은 충족했다. 감사기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마련했다는 평가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감사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다"며 "향후 지원조직 구성원의 감사업무 관련 평가, 배치, 인사변동 등에 감사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하거나 사전 협의하는 절차를 검토해 독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사회 의장-대표 겸직, 독립성 강화 '과제'

대한조선은 이사회 운영 체계에서도 개선 과제를 안고 있다. 왕삼동 사업부문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데다 CEO 승계정책과 이사회 다양성 확보 등 지배구조의 핵심 요소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영진 견제와 감시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실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독립성 강화로 연결된다. 이사회가 경영진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주요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주요 상장사들은 최근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거나 대표이사와 의장직을 분리하는 추세다.

하지만 대한조선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게 된 배경을 책임 경영이라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조선업에 대응하기 위해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 내용이 핵심이다. 아울러 이사회 구성원 5명 중 3명을 사외이사로 채워 이미 독립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대신 향후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우선 검토할 계획"이라며 "의사결정과 집행 권한을 분리하는 집행임원제도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