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은 전문경영인 대표이사(CEO)를 이사회 의장으로 내세우는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과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는 않다. 오너일가 경영인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직을 수행하는 한경록 한솔제지 사장만이 의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올해 안전부문 각자대표를 선임했지만 회사 경영을 총괄하는 한 사장을 중심으로 한 오너 의장 체제를 유지했다.
올해 한솔그룹 계열사 대표진 가운데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곳은 한솔제지다. 지난해 7월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전사 차원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면서 안전부문을 대표이사급으로 격상해 경영총괄·안전부문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신임 안전부문 대표는 한솔홀딩스 인사지원실장을 지낸 고민혁 부사장이 맡았다.
한솔제지는 그룹 상장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진에 변화를 줬지만 이사회 구성의 큰 틀은 유지했다. 고 대표를 신규 선임하는 대신 오준균 생산기술총괄 상무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전체 사내이사진은 4인 체제를 유지했다. 사외이사진 역시 윤혜정 서울대 환경재료과학전공 교수와 이호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재선임하며 기존 5인 체제를 이어갔다.
특히 한경록 경영총괄 대표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그룹 내 유일한 오너가 의장 체제가 올해도 이어지게 됐다. 한솔그룹은 의사결정 효율성을 이유로 정관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 사장 역시 지난해 1월 한솔제지 대표로 선임되면서 의장직을 겸임했다. 올해 3월 고 부사장이 안전부문 대표로 선임됐지만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한 대표에게 의장직을 맡긴 것이다.
한 대표는 조동길 회장의 맏사위로 2014년 한솔그룹에 합류해 전략·마케팅·영업 부문을 담당했다. 2018년 한솔제지 미국법인장으로 선임돼 글로벌 사업을 이끌었고, 2022년 인쇄·감열지 사업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1월 한솔제지 대표에 올랐다. 이는 2015년 한솔제지가 지주사 한솔홀딩스와 사업회사 한솔제지로 분할된 이후 처음 등장한 오너일가 출신 대표다.
조동길 한솔홀딩스 회장과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 등 오너일가 역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전문경영인에게 CEO를 맡기고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이사가 아닌 만큼 이사회 의장직도 전문경영인 CEO가 겸직하고 있다.
한 사장이 대표 선임과 함께 이사회 의장을 겸하면서 오너일가의 이사회 영향력도 일부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사장 부임 이전에도 조 회장은 2021년부터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했지만, 의장직은 그룹 방침에 따라 전문경영인 대표에게 맡겼다.
현재도 오너가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계열사 가운데 오너 의장을 둔 곳은 한솔제지가 유일하다. 조동길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한솔홀딩스 출범 이후 대표직을 맡지 않고 사내이사 자격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자회사 한솔테크닉스에도 2021년부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지만 전문경영인 CEO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조 회장의 형인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조연주 부회장이 이끄는
한솔케미칼 역시 오너 대신 전문경영인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는 구조다. 조 부회장은
한솔케미칼과 테이팩스에서는 사내이사, 솔머티리얼즈와 바이옥스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지만 대표직은 맡고 있지 않다. 대신 전문경영인 CEO를 전면에 내세워 이사회 의장을 겸하도록 하고 있다.
조 부회장 외 오너 3세 가운데서는 조성민 부사장이 한솔홀딩스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조동길 회장의 장남으로 2016년 그룹에 입사했다. 2023년 전무 직급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현재 한솔홀딩스 사업지원담당을 맡고 있다. 다만 미등기임원인 만큼 아직 계열사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