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즈코퍼레이션이 이사회 운영체계를 개편한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가운데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과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내이사만으로 구성해 운영해온 경영위원회를 폐지한다. 경영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사내이사들에게 위임했던 의사결정 권한을 다시 전체 이사회로 가져옴으로써 이사회 감독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핸즈코퍼레이션은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임시주총에서는 정관상 이사회 운영 방식을 개편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이사회 산하 경영위를 폐지하고 투명경영위원회와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이사 결격사유를 정관에 명시하게 된다. 최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과정에서 경영 투명성과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지난 3월 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 감사인 의결거절에 따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내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고 이에 따라 핸즈코퍼레이션은 개선계획 이행여부에 대한 심의요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개선계획에는 매출과 수익성을 비롯해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를 개선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번 이사회 개편은 개선계획을 이행하는 차원이다.
이번 이사회 개편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경영위 폐지다. 핸즈코퍼레이션은 2022년 이사회 산하에 경영위원회를 설치한 뒤 승현창 회장과 홍승재·이현익 대표 등 사내이사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경영위는 전체 이사회 권한 가운데 일부 경영·재무 사항을 위임받아 심의·의결한다. 전체 이사회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승현창 회장을 필두로 회사 집행임원만으로 일부 경영 판단을 내릴 수 있었던 셈이다.
경영위는 국내 기업에서 흔히 활용되는 조직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주요 기업들도 경영 관련 의사결정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사내이사만으로 경영위를 꾸리고 있다. 경영위를 사내이사만으로 구성했다는 사실 자체를 지배구조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영 안건을 경영위에 위임하면 전체 이사회는 중장기 전략과 대규모 투자 등 중요 안건의 심의·감독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즈코퍼레이션이 경영위를 폐지하는 것은 회사가 처한 상황과 맞물려 의미가 있다. 경영위가 사라지면 기존에 위임했던 안건을 전체 이사회에서 다룰 여지가 커진다. 투명경영위와 독립이사후보추천위를 신설하는 것도 이사회 내 무게중심이 업무집행 효율성에서 감독과 독립성 강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승현창 회장은 지난 3월 15년 간 유지해 온 대표직을 내려놨다.
결과적으로 승현창 회장은 이사회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셈이 됐다. 경영위가 유지됐다면 승현창 회장을 필두로 사내이사들이 주요 안건을 별도로 결정할 수 있었지만 이번 조직 개편으로 사내이사 중심의 별도 의사결정 통로가 사라지면서 전체 이사회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 2조원 미만 핸즈코퍼레이션 이 독립이사추천위를 설치하는 것도 독립성 확보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다만 이사회가 여전히 사내이사 위주로 구성된 점은 향후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거론되곤 한다. 현재 핸즈코퍼레이션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과 독립이사 3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가 추진하는 안건에 독립이사가 이견을 제기해도 해당 이견을 관철하기 어려운 구조다. 승현창 회장 측이 전체 지분의 69.1% 정도를 갖고 있어 승현창 회장이 이사회에 남아있는 한 무게중심이 그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정관 상 이사의 결격사유를 명시한 것도 눈길을 끈다. 기업 경영 관련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자와 경제 범죄로 형을 선고받은 자 등을 비롯해 회사의 사회적 신용을 실추시키거나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자 등을 포함시켰다. 시장 관계자는 "이사회 기능을 오너 장악력에서 떼어내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사업연도 핸즈코퍼레이션의 기업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0%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