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지주 소속 이정수 부사장과 양기현 본부장을 각각 동양생명, ABL생명 이사회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부사장과 본부장, 부장급들을 자회사 이사회의 기타비상무이사(또는 감사)로 겸직시켜 그룹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파견 역시 동양생명과 ABL생명 편입 후 정해진 수순이라는 평이다.
다만 우리금융캐피탈과 같이 조기 졸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두 생보사의 안착과 더불어 통합법인 출범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 곳의 전산 시스템과 내부 조직 통합, 조직문화 융합 뿐 아니라 이를 다시 우리금융 내 다른 금융상품과 연계할 수 있는 전략까지 안착해야 한다.
◇자회사 이사회 파견…지주 컨트롤 기능 강화, 지주 전략 일관적 적용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지난 1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새 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 가운데 동양생명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정수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이, ABL생명 기타비상무이사로 양기현 사업포트폴리오부 본부장이 새롭게 선임돼 이사회에 참여하게 됐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설립 이후 계열사 이사회와 겸직체제를 도입했다. 지주사 임직원이 자회사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 또는 감사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분 구조는 물론 자회사 이사회를
대상으로 지주의 컨트롤 기능을 강화했다.
그룹 차원의 전략을 일관되게 실행하는 한편 각 계열사의 경영 의사결정에 지주 의중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적인 통로를 마련하는 셈이었다. 이에 더해 이사회 일원이 되는 것인 만큼 단순 보고·감시를 넘어, 지주 임원이 자회사 경영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지도록 구조화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책임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현재 이정수 부사장이 우리금융에프앤아이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양기현 본부장은 우리자산운용의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 중이다. 곽성민 재무관리본부장이 우리벤처파트너스의 기타비상무이사를, 고원명 ESG경영부 부장이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기타비상무이사를, 박연호 리스크관리부장이 우리금융저축은행 기타비상무이사를 역임 중이다.
◇우리금융캐피탈 일 년만에 졸업, 동양·ABL생명 겸직 장기화 전망 한편 우리금융은 지주 설립 초기를 벗어나면서 몇몇 주요 계열사에는 지주 임원 이사회 파견을 끊었다. 대표적인 곳이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이다. 우리금융은 2022년 초 실질적인 민영화를 이룬 당시 신규 자회사 편입 또는 경영상 지주 차원의 의결권 행사와 지원이 필요한 곳에만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토록 방침을 정했다.
우리카드는 2022년 초 이석태 지주 사업성장부문 부사장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비상임이사를 두고 있지 않다. 2021년 1월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우리금융캐피탈 역시 2022년 2월 이석태 비상임이사가 빠졌다.
우리금융캐피탈의 경우 특히 일 년 만의 조기졸업이 돋보였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전신이었던 아주캐피탈은 신용도만 다소 낮았을 뿐 영업력 등이 굉장히 좋았던 캐피탈사였다. 자동차금융 강자로 불렸고 기업금융(리스·렌탈·할부 등) 영역에서도 수익 기반이 꽤 탄탄했다. 신용도 역시 대주주였던 아주산업의 재무 이슈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인 만큼 우리금융 인수 후 신용등급을 바로 회복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캐피탈은 금새 지주 임원의 이사회 파견을 끊고 이사회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동양·ABL생명의 경우 다소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 생보사의 통합 전 PMI 작업이 굉장히 난이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우리금융은 이미 통합법인을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우리라이프'와 '우리금융라이프'에 대한 상표를 특허출원했다. 동양생명이 ABL생명을 흡수합병한 뒤 두 상표 중 하나로 사명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양사의 브랜드 통합 및 '화학적 결합'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두 생보사의 전산 시스템을 우리금융에 맞게 만들어야하고 내부 조직 구성도 재정비해야 한다. 두 생보사의 보험상품을 우리금융 내 다른 금융상품과 연계하는 등 준비해야할 작업들이 산적해있다. 이에 따라 지주사 임원이 각 생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겸직해 지주에서 그립을 강하게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정수 동양생명 기타비상무이사와 양기현 ABL생명 기타비상무이사는 각각 해당 임기를 3년씩 부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