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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Match up 쿠팡 vs 아마존

김범석·제프 베이조스, 주식 현금화 후 지배력은 상이

④[지배력]김범석, 5000억 매도에도 70%대 의결권…베이조스, 기부 등 현금화로 9.6% 의결권

김형락 기자

2025-12-08 08:25:56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 본다.
김범석 쿠팡Inc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은 차등의결권을 이용해 과반 지배력을 행사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은 상장 후 꾸준히 지분을 현금화해 개인 사업 자금과 기부금으로 썼다. 아마존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배력은 10% 아래다. 지난해 쿠팡Inc 상장 후 처음으로 지분을 매각한 김 의장이 미국 오너 경영인들처럼 필요할 때마다 지분을 현금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 의장은 지난 4월 기준 쿠팡Inc 의결권 지분 7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클래스 A 보통주보다 주당 의결권이 29배인 클래스 B 보통주 전량(1억6441만8811주)을 김 의장이 들고 있다.

김 의장은 쿠팡Inc 상장 전에도 클래스 B 보통주를 이용해 지배력을 유지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거액을 투자받아 자체 익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인프라를 갖추며 국내 이커머스(전상거래) 시장을 장악했다. 의결권이 많은 클래스 B 보통주를 김 의장이 보유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도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위를 지킬 수 있었다.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직전 김 의장이 보유한 쿠팡Inc 의결권 지분은 78%다. 당시 쿠팡Inc 클래스 B 보통주 전량(1억7600만2990주)을 김 의장이 들고 있었다. 이 중 120만주(공모가 35달러)를 클래스 A 보통주로 전환한 뒤 구주 매출(약 620억원)해 공모 후 의결권 지분은 76.7%(클래스 B 보통주 1억7480만2990주)로 소폭 줄었다.

김 의장은 지난해 쿠팡Inc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그해 11월 11일 클래스 B 보통주 1700만주를 클래스 A 보통주 1700만주로 전환해 1500만주를 주당 22.97달러에 처분했다. 김 의장은 지분 매각으로 3억4455만달러(약 5083억원)를 쥐었다. 나머지 클래스 A 보통주 20만주는 기부했다. 의결권 지분이 2.2% 떨어졌지만 여전히 70% 이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클래스 B 보통주를 들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쿠팡Inc 클래스 A 보통주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는 둘이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Entities associated with SVF Investments(UK))는 쿠팡Inc 클래스 A 보통주 지분 21.2%(3억4954만2259주), 의결권 지분 5.4%를 들고 있다. 영국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포트(Baillie Gifford)도 쿠팡Inc 클래스 A 보통주 지분 10.1%(1억6666만9365주), 의결권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의장은 1994년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Amazon.com)’을 창업했다. 그는 창업 초기인 1998년 4월 아마존 지분 41%(988만500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마존은 이베이, 그루폰 등 미국 내 경쟁자들 따돌리고 이커머스 일인자로 살아남았다. 클라우드(아마존웹서비스)로 사업 영역도 넓혔다. 제프 베이조스 의장은 2021년 전문 경영인인 엔디 제시에게 아마존 CEO 자리를 넘기고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제프 베이조스 의장은 필요할 때마다 아마존 지분을 현금화했다. 200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약 440억달러(약 60조원) 규모 아마존 주식을 처분했다. 제프 베이조스 의장이 2000년에 설립한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비영리 단체나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

올해 제프 베이조스 의장이 보유한 아마존 지분은 1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4월 10.8%였던 제프 베이조스 의장 지분은 지난 4월 9.6%로 줄었다. 보유 지분은 줄었지만 아마존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했다. 같은 기간 아마존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는 대형 패시브 자산운용사인 뱅가드 그룹(지분 7.3%)과 블랙록(5.9%)이다.

제프 베이조스 의장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4개다. 아마존, 블루 오리진 외에 워싱턴 포스트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의장은 2013년 2억5000만달러(약 2786억원)에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컴퓨터, 항공우주, 자동차 분야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프로젝트 프메테우스'의 공동 CEO 맡았다. 프로젝트 프메테우스는 제프 베이조스 의장의 직접 투자를 포함해 62억달러(약 9조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