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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의 투자성과

금융지주 이사의 복잡한 속내…높아진 수익률에 불안감

최근 3년 주요 금융지주 주가 2배 이상 급등…10년새 주식 매입은 감소세

이돈섭 기자

2026-04-22 16:40:44

최근 수년 간 금융지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사외이사 투자 성과가 상당폭 커졌다. 하지만 상법 개정 이후 이사 책임이 강화되고 시장 노이즈 발발에 따른 개인 부담감이 커지면서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주식 매입 빈도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일각에서는 사외이사에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이사회 안에서는 시장 기대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최근 3년 간 수익률 2배 안팎 사외이사 속속 등장

iM금융지주의 노태식 전 사외이사는 2023년 이사회에 합류, 올 3월까지 3년여 간 근무했다. 한국은행 출신의 노 전 사외이사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전국은행연합회 부회장 등을 거쳐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활동했다. 과거 DB자산운용과 대한해운, 한화투자증권 등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iM금융지주는 후보 선임 당시 그에 대해 '리스크 관리 분야 지식과 경험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재직 3년여 간 노 전 사외이사는 이사회 출석률 100%를 기록하고 전 이사회 안건 모두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노 전 사외이사가 주식을 매입한 건 첫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지난해 2월이었다. 그는 두 차례에 걸쳐 자비 1950만원을 들여 2002주를 매입했다. iM금융지주가 직전연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한 명에게 지급한 평균 보수는 7100만원. 직전연도 보수의 4분의 1을 투입해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당시 iM금융지주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충당금 부담을 털어내면서 수익성 개선과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노 전 사외이사 주식 매입 시기 9600원대에서 거래됐던 주가는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해 올 2월 중순 2만원대로 치솟았다. 노 전 사외이사는 지난달 말 정기주총 전까지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주총일 기준 그의 평가 수익률은 70% 중후반대로 추산되고 있다.


주가 상승 배경은 회사가 시장 기대에 못지 않은 성과를 낸 데 있다. iM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4575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127% 증가했다. 최근 결산배당은 주당 700원씩 총 1124억원을 책정했는데 작년과 비교해 36% 증가한 수치다. 노 전 사외이사보다 일찍 주식을 사모은 조동환 사외이사의 경우 현재 9500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평가액 기준 원금이 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iM금융지주 이사회에서는 2023년 이후 일부 사외이사들이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올 정기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갑순 사외이사의 경우 선임 직후 시장에서 1750주를 사들였다. 현재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강란 사외이사의 경우 지난해 1400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iM금융지주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주식 매수는 개인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며 "주주와 같은 이익을 추구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시장은 역할 강조하고 있지만 오히려 부담 목소리도

iM금융지주 외에도 우리나라 금융지주들은 수년 사이 급격한 주가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 대부분 금융지주가 최근 2년 사이 주가가 2배 이상 뛰면서 이 기간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사외이사들도 상당 수준의 투자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지주 배훈 사외이사는 5년 전 이사회 합류 전부터 1만4773주를 갖고 있었는데 해당 주식가치는 2021년 3월 초 5억원 수준에서 22일 현재 15억원 정도로 3배 가까이 뛰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지배구조 내부규범에서 사외이사로 하여금 최초 선임 이후 6개월 이내 200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토록 규정하고 있다. 사외이사 역시 주주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킨다는 차원에서다. 원숙연 사외이사의 경우 2023년에 이사회에 합류한 후 주식을 수차례 매입해 현재 603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해당 주식 가치는 7420만원 정도. 최근 급격한 주가 상승을 반영했다.

사외이사의 주식 매입은 사외이사가 단순히 보수만 수령하는 외부 감독자가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 이해당사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곤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사외이사가 주식을 갖고 있으면 이사로서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과거 현직 사외이사가 주식을 매수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매도해 시장에 혼란을 야기한 사례도 있었다.


시장에서는 사외이사 개인이 아니라 각 회사 이사회 분위기에 따라 주식 취득 여부가 결정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상장사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 의견을 모으지 않는 이상 사외이사에 주식 매입을 권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사외이사 자발적 의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기업 이사회별로 사외이사 주식 취득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의지가 있다고 해도 매입하기 어려운 곳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상법 개정에 따른 이사 책임 강화와 주식 취득에 따른 시장 노이즈 등을 감안해 최근에는 주식 취득 빈도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10년 간 매년 말 기준 7개 상장 금융지주 사외이사 중 실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비중은 2016년 말 37.8% 수준에서 지난해 말 30.4% 정도로 줄기도 했다. 현재 사외이사 전원이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곳은 K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3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