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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코스닥 톱티어

파크시스템스, 이사회 경영은 '오너' 박상일 대표 철칙

④경영인 출신 사외이사 기용, 장기투자자 이익 '최우선 고려'

이돈섭 기자

2025-12-17 07:09:31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 거버넌스는 열악하다. theBoard가 올해 실시한 상장사 이사회 평가에서 상위 100위 안에 든 기업은 1곳에 불과할 정도다. 하지만 척박한 환경 속에서 거버넌스 고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 온 기업도 있다. 오너의 의지, 주주 구성, 사업 성격 등에서 지배구조 개선의 노력을 벌여온 기업들이다. theBoard는 코스닥 시장에서 찾은 거버넌스 우수 톱티어 기업을 발굴해 소개한다.
코스닥 시장에서 거버넌스로 가장 호평받는 곳은 파크시스템스다. 이 회사의 거버넌스는 오너 경영인 박상일 대표이사(사진)의 작품이다. 미국에서 벤처기업을 일군 경험이 있는 그는 국내에서 파크시스템스를 창업하고 지금까지 줄곧 철저한 이사회 경영을 주창하고 있다.

이사회 멤버의 대부분이 사외이사이고 사외이사에는 실제 경영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정책 조언 능력이 있는 인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요 경영진들은 이사회와 상시 소통하며 조언을 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경험쌓은 박상일 대표 '이사회 경영 철칙'

파크시스템스의 최대주주는 지난 9월 말 기준 현재 지분 32.3%를 갖고 있는 박상일 대표다.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 중 원자현미경 개발에 참여해 원자현미경 상용화를 현지 시장에서 시도한 바 있고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2007년 파크시스템스를 창업했다. 파크시스템스는 2015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이달로 상장 10주년을 맞는다. 그간 대한민국 코스닥 대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파크시스템스의 강점 중 하나는 탄탄한 거버넌스다. 지난 9월 말 현재 개별기준 자산 2923억원의 회사는 박상일 대표와 5명의 사외이사,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 등 총 7명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자산 2조원 미만의 상장사는 이사회 멤버의 4분의 1을 사외이사로 채우면 그만이다. 상당수 코스닥 상장사가 최소 여건만 충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파크시스템스 이사회 구성은 이례적이다.

소위원회 운영에도 적극적이다. 2023년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구성된 임원보상위원회를 설치해 미등기임원 보상 정책을 결정케 한 데 이어 지난해는 감사위원회를 꾸렸다.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는 여타 소위원회 설치 의무에서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사외이사에 권한을 실어준 셈이다. 파크시스템스는 코스닥 우량 기업 150 종목 중 거버넌스가 우수한 기업으로 꾸린 '거버넌스 150' 지수에 편입돼 있다.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가 2020년 제12회 대한민국코스닥대상대상을 수상했다. [사진=코스닥협회]

파크시스템스 이사회 구성 작업은 박상일 대표의 철학에 기반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파크시스템스 전임 사외이사는 "박상일 대표는 이사회 논의를 통해 사업이 더 정교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윤리규정을 제정했는데 여기에서 '모든 주주를 공정하고 평등하게 대우할 것'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주주에 대한 이사회 책임을 강화한 상법 개정안이 논의되기 한참 전 일이다.

박 대표가 사외이사 선·해임 등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거버넌스 상 아쉬운 점으로 꼽히곤 한다. 이사회 산하에 별도의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그가 직접 사외이사 후보들을 만나 이사회 내 기용을 결정한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다만 박상일 대표는 주주 추천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주주 소통에 적극적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사회에 몸담은 김규식 전 사외이사가 그 사례다.

◇"거버넌스는 장기투자자 이해관계 충족하기 위한 장치"

파크시스템스 거쳐간 전현직 사외이사 대부분이 기업경영 경험이 풍부한 인사라는 점도 이사회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2015년 상장 이후 파크시스템스 이사회에는 지금까지 12명의 인사들이 사외이사진에 이름을 올려왔는데 이중 절반 정도가 실제 경영 경험이 있으며 나머지 역시 현직 교수나 전직 관료의 경우에도 민간기업에서 활동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사회 논의 실질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올해 새롭게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희국 사외이사도 마찬가지다. 이희국 사외이사는 LG전자 사장을 역임하고 LG그룹 기술협의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2020년부터 이사회에 적을 두고 있는 채승기 사외이사는 삼성디스플레이 전무를 역임했다. 관료 출신으로는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한정화 사외이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최기영 사외이사 등이 있다. 모두 주력 사업에 직·간접적 조언을 줄 수 있는 인사들이다.

파크시스템스 사외이사 및 기타비상무이사 라인업 [이미지=파크시스템스 홈페이지]

시장 관계자는 "파크시스템스의 경우 사업 모델이 명확하고 이사회 운영도 체계적이라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을 이해하기 명료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파크시스템스 주식 외국인 소진율은 28.7%로 시장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 15일 종가 기준 파크시스템스 주가는 21만2000원(액면가 500원). 해당 주가로 산정한 시총은 1조4883억원 수준이다. 코스닥 전체에서 상위 3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사회와 주주 간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희망자에 한해 사외이사 보수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점도 눈에 띈다. 한정화 사외이사는 지난해 보수 일부를 주식매수선택권으로 받기 시작했고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차익을 실현, 현재 2600주를 보유하고 있다. 15일 종가 기준 5512만원어치다. 파크시스템스는 RSU 교부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꾸준히 취득, 현재 4만5587(0.65%)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2015년 상장 이후 지난해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배당을 지급하면서 그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작년 한해의 경우 보통주 한주당 500원씩 총 35억원을 결산 배당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389억원으로 배당성향 8.1%를 기록했다. 파크시스템스 관계자는 "박상일 대표가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기투자자를 주주로 맞고 싶어하고 그에 맞춰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