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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대한항공

사외이사 2명 임기만료…후임 인선·직책 변화에 시선

정갑영 이사회 의장·박현주 감사위원 재직기간 6년 도달…감사위원은 분리선출 가능성

강용규 기자

2026-02-06 13:03:18

대한항공이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갑영·박현주 2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한다. 정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이라는 점에서, 박 사외이사는 이사회 내에 유일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후임자 인선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 사외이사의 경우 감사위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그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개정 상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감사위원 분리선출 방식을 활용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사내이사 2명 연임 가능성, 사외이사 2명은 교체 불가피

대한항공에 따르면 우기홍 대표이사 부회장, 유종석 안전보건총괄(CSO) 부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정갑영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 박현주 뉴욕멜론은행 한국대표 등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올 3월21일 만료된다.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들의 연임 혹은 후임자 선임이 결정된다.

사내이사 2명의 경우 연임이 유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먼저 우기홍 부회장은 2017년 3월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대한항공의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로 꾸준히 직을 유지하며 한진그룹 오너인 조원태 회장을 보좌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마무리됐으나 양사의 완전한 통합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만큼 우 부회장의 임무는 여전히 막중하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2019년 3월 이후로 CSO에 사내이사 한 자리를 배석하고 있다.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항공업의 특성을 감안해 안전의 최고책임자에게 경영상의 중대한 의사결정에 관여할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유종석 부사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는 등기이사로서의 임기가 아니라 대한항공 혹은 한진그룹 차원의 임원인사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반면 사외이사 2명은 연임이 불가능하다 정갑영 사외이사와 박현주 사외이사 모두 2020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사외이사에 선임돼 오는 3월이면 상법상의 사외이사 재직기간 한도인 6년을 꽉 채우게 된다.

대한항공은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6명 등 9명의 이사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상법에서 규정하는 사외이사 3명 이상 및 과반 구성의 조항을 초과 준수하고 있는 것이다. 즉 오는 주주총회에서 이 2명의 후임을 달리 선임하지 않아도 법률상의 문제 소지는 없다.

다만 대한항공은 2020년 이후로 사외이사 정원을 꾸준히 6명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때는 사외이사가 8명에 이르기도 했다. 이처럼 그간 사외이사 후보 풀(Pool)의 관리 측면에서 딱히 약점을 노출한 바가 없었던 만큼 굳이 사외이사 수를 줄여 이사회의 독립성이 약화했다는 우려를 사서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시선이다.


◇사외이사 인선 관전 포인트 '이사회 의장·여성·분리선출'

교체 대상 사외이사 중 정갑영 사외이사는 대한항공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9년까지만 해도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했으나 2020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의 정관 변경을 통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정 사외이사는 당시 이사들의 호선을 거쳐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신임 사외이사이기는 하나 1951년생으로 이사회의 최고 연장자였던데다 감사원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거쳤으며 CJ대한통운 사외이사로 기업 사외이사 경험까지 보유한 만큼 사외이사진의 대표자로서 사내 경영진과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최적의 인사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대한항공 사외이사진에서 정 사외이사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인물은 1956년생의 홍영표 사외이사다. 한국수출입은행 전무이사,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전문위원, SBK파트너스 고문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만큼 차기 이사회 의장 후보로 평가된다.

정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 이외에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ESG위원회의 위원장도 맡고 있다. 즉 대한항공은 정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로 인해 이사회 전체 차원은 물론이고 소위원회의 리더십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박현주 사외이사는 대한항공의 등기이사진 9명 중 유일한 여성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산총계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를 단일 성별로 구성하지 않아야 하는 만큼 대한항공은 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반드시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선임해야 한다.

한편 오는 9월10일 시행되는 개정 상법에 따르면 자산총계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주주총회에서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로서의 선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감사위원, 이른바 '분리선출 감사위원'의 최소 인원이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대한항공 이사회에서 분리선출 감사위원은 홍영표 사외이사가 유일하다. 이번에 물러나는 박 사외이사가 감사위원직을 수행 중인 만큼 대한항공으로서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후임 감사위원 후보자의 선임을 분리선출 방식으로 승인받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