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이 이사회 구성을 재편하고 있다. 최근 이사회 개편은 두 축으로 요약된다. 하나는 관료·법률 중심의 전통적 인선 기조 위에 경영·기술 전문성을 보강하는 전문성 강화다.
다른 하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에 대응해 감사위원회 구성을 재설계하는 지배구조상의 변화다. 연료전지 산업이 정책·규제 환경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점을 고려하면 관 출신 네트워크는 유지하되 수익성 관리와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문성까지 병행하는 구조로 이사회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립 초기 관 출신·법률·기술 중심 운영 두산퓨얼셀은 2019년 두산의 연료전지 사업부문이 인적분할되며 설립된 이후 관 출신 인사를 꾸준히 사외이사로 선임해왔다. 2019년에는 국세청 납세자보호관을 지낸 조세법 전문가 신호영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2021년에는 공정거래위원장과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한 김동수 전 위원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며 관료 출신 축이 한층 강화됐다. 김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등에서 거시경제·통상 정책을 담당해온 인물로 대외 정책 환경과 규제 대응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에는 감사원 제1사무차장을 지낸 박찬석 전 차장이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감사원 요직을 거친 인물로 내부통제와 감사 기능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이 반영된 인선으로 풀이된다.
법률 분야에서는 한국증권법학회 이사이자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했던 고창현 이사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이름을 올렸다. 2025년에는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지낸 이제호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검찰과 청와대 법무라인을 두루 거친 경력을 바탕으로 컴플라이언스와 법률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역할이 기대된다.
기술 전문성 역시
두산퓨얼셀이 이사회를 구성하는 데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다. 고려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인 이관영 교수는 2019년 이사회에 참여했다. 지난해 일시적으로 기술 전문성 공백이 있었지만 이는 올해 주총 이후 메워질 예정이다.
두산퓨얼셀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박희준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올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박 교수는 생산·품질관리, 시스템 최적화 분야를 연구해온 산업공학 전문가로 스마트 제조와 운영 효율화 관련 자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의 원가 경쟁력과 운영 효율이 사업 성과와 직결되는 만큼 기술 기반 경영 자문 기능을 강화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재무 전문성 강화, 감사위 4인 확대로 개정상법 대비 분할설립 이후 5년 동안
두산퓨얼셀의 사외이사진에는 재무 전문가가 없었다. 다른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전통적으로 재무 전문성을 꾸준히 챙겨왔다는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처럼 비어있던 재무 전문성은 최근에 메워졌다.
2024년
두산퓨얼셀은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과 중국지역본부장,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를 지낸 정성권 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정 전 대표는 항공업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 과정에 관여한 경험이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수주 산업 특성을 지닌 연료전지 사업의 경영 의사결정에 실무적 시각을 더할 인물로 평가된다.
올해 주총에서 또 다른 변화는 사외이사 확대다. 박 교수가 선임되면 사외이사는 기존 3인에서 4인으로 늘어난다. 4인 전원이 감사위원을 겸임하는 구조다.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며,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과 일반 선임 감사위원 2인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상법 개정에 따라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은 기존 1인에서 2인으로 확대된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반면 나머지 감사위원은 일반 선임 방식으로 뽑혀 의결권 제한을 받지 않는다. 감사위원 수가 4인으로 늘어나면 일반 선임 감사위원을 통해 최대주주 측이 과반을 확보하기 수월해지는 구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