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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이사임기 정관 조정, 상법개정 대비하나

임기 3년 이내로 변경 추진, 이사 교체 시점 분산 효과 확보 가능해

안정문 기자

2026-03-17 08:27:27

한세실업이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임기를 3년에서 3년 이내로 변경하는 정관 조정 안건을 상정한다.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이사회 구성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행동주의 펀드 등 외부 세력의 경영권 개입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세실업의 이번 정관 조정은 변화하는 주주총회 환경 속에서 이사회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읽힌다.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유사한 정관 변경을 검토 중인 다른 상장사들에게도 하나의 참고 사례가 될 전망이다.

◇정관 상 임기, 3년 이내로

한세실업은 이번 주주총회 안건으로 이사 임기 관련 정관 변경을 포함시켰다. 핵심은 기존 임기 3년이라는 고정 규정을 임기 3년 이내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임기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이사 교체 시점을 분산시키는 시차임기제(Staggered Board)의 효과를 누릴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정관상 이사 임기가 모두 3년으로 동일하게 설정되어 있을 경우 복수의 이사가 같은 해에 임기 만료를 맞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이 경우 주주총회 한 번으로 이사회 구성원 다수가 교체될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나 경쟁 세력이 지분을 집중적으로 매집한 뒤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인물을 대거 이사로 선임할 경우 단번에 이사회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

반면 이사 임기를 1년, 2년, 3년 등으로 나눠 매년 1~2명씩만 교체되도록 설계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정 세력이 주주총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더라도 한꺼번에 이사회 전체를 장악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려워진다. 기존 이사진이 과반을 유지하는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경영 연속성 확보와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사뿐 아니라 감사위원회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감사위원 전원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되면 한 번의 주주총회에서 감사위 구성이 통째로 바뀔 수 있다. 감사위원회는 이사회 내에서 경영진을 견제하는 핵심 기구인 만큼 특정 세력이 감사위를 장악할 경우 내부 견제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최대주주로서는 임기를 분산시키면서 이러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된다.

한세실업을 살펴보면 6인의 이사회 가운데 3인이 사외이사다. 이 가운데 하찬호 이사와 진정임 이사의 임기는 2028년 3월 끝난다. 세부적으로 하 이사는 2025년 3월 선임돼 3년, 진 이사는 2022년 선임돼 6년의 임기를 마치게 된다.


◇상법 개정·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촉매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은 개정 상법 시행을 목전에 두고 기업들이 이에 발맞춰 정관을 정비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을 비롯한 주요 법률·컨설팅 기관들은 올해 주주총회의 3대 키워드로 상법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행동주의 펀드 확대를 꼽고 있다.

특히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본격화되면서 상장사들이 선제적으로 시차임기제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가 특정 이사 후보에게 의결권을 집중시킬 수 있어 소수 지분으로도 이사회에 자신들의 대표를 진입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이에 대응해 기업들은 이사 임기를 분산함으로써 설령 외부 인사가 이사로 선임되더라도 이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시차임기제 도입은 주주 입장에서는 경영진 교체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주주 권한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기관투자자나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이사회 쇄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