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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부산 이전·매각 빠졌지만 이사회는 사전 정지

정관 변경은 개정 상법만 반영…산은 출신·지역 인사 사외이사로 신규 기용

강용규 기자

2026-03-17 16:13:24

HMM은 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부산 이전이나 매각 등 경영 현안과 관련된 안건을 다루지 않는다. 다만 향후 관련 논의를 더욱 수월하게 진행되는 포석이 놓여진다. HMM은 부산 지역에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사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기용하고 사외이사진의 수를 줄일 예정이다.

HMM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안건을 승인받는다. 해당 안건에는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 △전자주주총회 제도의 도입 △이사 충실의무의 확대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이사의 확대 △3%룰의 강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등 상법 개정을 반영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최근 관심도가 높았던 부산으로의 본사 이전은 이번 주주총회 상정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HMM은 정관을 통해 본점 소재지를 서울특별시로 명시하고 있어 본사 이전 역시 정관 변경이 선행되어야 한다.

HMM의 본사 부산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내건 대선 공약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이 당선 이후 해당 공약의 실천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변경하는 정관 변경 안건이 상정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HMM의 민영화를 추진해 온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도 본사 이전을 매각의 선결과제로 보는 모습이다. 앞서 2월 박상진 산은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HMM 매각은 정부가 추진 중인 부산 이전이 완료된 다음에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산은은 HMM 지분 35.42%를 보유한 최대주주, 해진공은 35.08%를 보유한 2대주주다.

HMM의 육상노동조합은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본사 이전에 강력히 반대해 왔다. 이에 HMM 측도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관련 안건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노조와 약속한 바 있다.

다만 부산 이전과 매각 등 현안의 추진에 대한 정부와 대주주 측의 의지는 주주총회의 이사 선임 안건을 통해 드러났다는 시선이 나온다. HMM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박희진 부산대학교 경영대학 부교수와 안양수 전 유니슨 상임감사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박 교수는 한국재무관리학회와 한국금융학회, 보험학회 등 다수 학회에서 이사를 역임 중인 재무·금융 전문가다. 이번 주주총회에서의 사외이사 선임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이사를 선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박 교수의 경우 단순한 학계 인사를 넘어 부산교통공사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지역 내에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사이기도 하다. HMM 본사의 부산 이전 과정에서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감사는 산은 부행장 출신이다. 산은 관리 체제의 KDB생명보험에서 2013년 수석부사장을 거쳐 2015~2018년 사장을 지내는 등 경영관리 기업을 직접 지휘해 본 경험도 있다. HMM의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산은의 뜻을 HMM 경영에 투사하기 위한 최적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HMM은 이번 주주총회와 맞물려 우수한 중앙대학교 국제물류학과 교수와 이젬마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정용석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등 사외이사 3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기존 사외이사 중에서는 서근우 전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석좌교수만이 자리를 지킨다.

임기 만료 사외이사들의 재선임 없이 사외이사 후보자 2명의 신규 선임 안건만을 상정한 만큼 HMM은 기존의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6인 구성에서 사외이사가 1명 줄어든 5인 구성으로 이사회가 개편될 예정이다.

사외이사의 출신 구성 변경뿐만 아니라 규모 축소 역시 사내 경영진과 대주주의 영향력이 더욱 강력해지는 방향인 셈이다. 주주총회 이후 부산 이전과 매각 등 현안의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