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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팩터 점검

지분 증여에 자사주 처분…미창석유 오너십 변화 직면

④PBR 0.4배 만성적 저평가 해소 기회, 전방위로 치닫는 거버넌스 전환 압박

이돈섭 기자

2026-04-03 16:09:07

편집자주

주주총회 시즌을 지나면서 각 상장사들의 거버넌스 이슈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지못해 시장 변화를 따라가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곳도 눈에 띈다. 특히 만성적 저평가 기업으로 인식된 곳들은 주주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한다. theBoard는 저평가 상장사를 찾아 밸류 디스카운트 요인을 분석하고 향후 거버넌스 변화 가능성을 진단해 본다.
미창석유공업의 오너십 승계 작업이 다시 본격화했다. 지난해 말 최대주주인 유재선 대표(회장)가 두 자녀에게 213억원 규모의 주식을 증여하면서, 2020년 이후 약 6년 만에 승계 작업이 재개됐다. 그간 승계 이슈로 저평가 상태가 이어져 왔던 만큼, 증여 작업이 진척될 경우 주가 부양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사주 처분 방식 주목, 주가 정책 자극할까

미창석유는 지난 30일 정기주총에서 자기주식 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상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자사주는 22만6693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13.0%에 달한다. 회사는 내년 3월 정기주총 전까지 해당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올해 중 주식 인센티브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임직원 대상 자사주 지급 사례는 없었다.

관건은 지급 대상이다. 인센티브 형태로 자사주를 지급할 경우 이사가 포함될 수 있는데, 현재 사내이사 3명 모두 최대주주 일가로 구성돼 있다. 유재선 회장을 비롯해 장녀 유지유 전무, 장남 유승수 상무 등이다. 이들에게 자사주가 지급될 경우 지배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실제 일부 기업은 최대주주를 자사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더욱이 미창석유는 현재 오너십 전환기다. 유재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보유 지분 약 45만주 가운데 절반 수준인 20만주를 자녀들에게 증여했다. 증여 당시 주식 가치는 약 213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유 회장 지분은 25.8%에서 14.4%로 감소했고, 유지유 전무와 유승수 상무 지분은 각각 7%대 중반으로 확대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오너기업을 중심으로 현행법 범위 내에서 자사주를 승계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증여 과정에서 자사주를 지급할 경우 증여세 재원 지원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 회장과 배우자 보유 지분은 약 43만주로, 시가 기준 약 500억원 규모다.

다만 자사주 지급을 계기로 주가 부양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식 인센티브를 도입할 경우 주가 상승 기여도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며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가 부양 정책이 병행돼야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가 단기간에 변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증여 작업 마무리 시점, 주가 정책 전환 관심

미창석유는 그동안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으로 꼽혀왔다.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도 8% 내외로 낮다. 최대주주 측 지분은 약 40.2% 수준이지만, 자사주 13%와 일본 파트너 ENEOS 지분 10%를 고려하면 사실상 과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이사 보수는 확대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3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3% 감소했음에도, 이사 보수 한도는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50% 증액됐다. 사외이사를 1명 추가 선임했음에도 증가 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약 400만원 수준이었다. 해당 안건은 주총에서 출석 주식의 약 3분의 1이 반대표를 던졌다.

유지유 전무의 낮은 이사회 출석률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 근무 등 물리적 제약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등기이사의 출석률이 극히 낮은 것은 거버넌스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라는 평가다.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이사회 출석률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재선임에 반대하는 내부 기준을 두고 있다.

이 같은 경영 행보는 시장에 최대주주가 증여세 부담 최소화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증여세는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주가가 낮을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다만 상법 개정과 주주권 강화,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저평가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승계 작업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뒤따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유사 사례로 코스피 상장사 케이씨는 승계 이후 자사주 소각과 임직원 주식 인센티브를 도입하며 주가 부양에 나섰고, 최근 1년간 주가가 약 65% 상승하며 장기간 부진을 회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