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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의결권 리뷰

국민연금, 유진테크 감사보수 반대 유일

⑧감사보수한도 12년째 동결…최근 10년 이사보수한도 과다 지적 6 차례

안정문 기자

2026-04-09 16:02:06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 대부분은 조용히 통과된다. 9할 이상의 압도적 찬성표가 쏟아지는 게 대부분이다. 2026년 정기주총에선 다른 모습이 보인다. 이사 보수 한도, 사외이사 개별 선임, 자기주식 처분 계획 등 과거엔 형식적이었던 안건들이 팽팽한 표 대결로 번지거나 부결로 끝났다. 상법 개정이 진행되고 집중투표제·자기주식·이사 독립성 등 지배구조 쟁점이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더벨은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투자자와 주요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내역을 토대로 주주총회 의결권이 갖는 의미를 진단해본다.
국민연금이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유진테크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사보수한도 과다 책정 문제가 가장 빈번하게 반대 사유로 꼽혔으며 임원의 독립성 문제와 지배구조 관련 사안도 꾸준히 지적됐다.

올해 주목할 만한 안건은 감사보수 한도다. 올해 국민연금이 해당 사유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유진테크의 사례가 유일하다.

◇감사보수한도, 12년 동결

국민연금은 3월27일 열린 유진테크 정기 주주총회에서 3건의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표가 행사된 안건은 전자주주총회 배제 관련 정관변경, 이사보수한도 승인, 감사보수한도 승인이다. 이사보수한도 승인과 전자주주총회배제 관련 정관변경에 대한 반대는 다른 기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감사 보수한도다. 국민연금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170여개 기업의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감사 보수가 적다는 사유가 적용된 곳은 유진테크 뿐이다.

국민연금은 감사의 보수한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유능한 감사 후보를 유인하기 어렵고 감사 기능의 실질적 독립성도 저해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유진테크의 감사 보수한도가 적다는 것을 지적해왔다. 유진테크의 2026년 감사보수한도는 5000만원이다. 이 수치는 10년이 넘게 그대로다. 세부적으로 2009년 1000만원, 2010년 2000만원, 2011년 3000만원에서 2012년 5000만원으로 오른 뒤 유지되고 있다.

유진테크의 최근 10년 감사 지급보수는 4000만원대에서 유지되고 있다. 실제 지급보수는 2016년 4700만원, 2017년 4700만원, 2018년 4800만원, 2019년 4700만원, 2020년 4700만원, 2021년 4900만원, 2022년 5000만원, 2023년 4300만원, 2024년 4800만원, 2025년 4500만원이다.


◇이사보수와 이사 독립성 이슈 이어져

반면 이사보수한도는 과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한도는 2016년 이후 30억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전 한도는 이보다 더 높았다. 유진테크의 이사보수한도는 2009년 60억원, 2010년 90억원, 2011년 18억원, 2012년 50억원으로 변경된 뒤 유지되고 있다.

최근 10년 이사에게 지급된 보수는 2016년 9억100만원, 2017년 8억1500만원, 2018년 10억6900만원, 2019년 12억3700만원, 2020년 15억2100만원, 2021년 24억3500만원, 2022년 11억7200만원, 2023년 10억1200만원, 2024년 11억2900만원, 2025년 20억4500만원으로 변동폭이 컸다.

통상적으로 이사지급보수의 절반 정도는 엄평용 회장이 받아갔다. 창업자인 엄평용 회장의 최근 10년 보수를 살펴보면 2016년 5억 미만, 2017년 5억6700만원, 2018년 7억5700만원, 2019년 6억9500만원, 2020년7억1100만원, 2021년 7억7000만원, 2022년 7억7600만원, 2023년 6억5700만원, 2024년 7억3500만원, 2025년 11억1900만원이다.


국민연금이 공개적으로 유진테크를 상대로 처음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이사 책임감경 조항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에 반대했다. 이사의 법적 책임 범위를 축소하는 정관 조항은 경영진 보호에는 유리하다. 하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책임 추궁 가능성을 낮춘다.

국민연금이 유진테크 주총에서 가장 자주 문제를 제기한 사안은 이사보수한도 과다 책정이다. 2018년을 시작으로 2019년, 2022년, 2023년, 2024년, 2026년 등 총 6차례에 걸쳐 같은 이유로 반대표가 행사됐다.

보수한도 문제 못지않게 자주 제기된 것은 임원의 독립성 및 장기연임 문제다. 2018년에는 김제완 사외이사가 출석률이 저조하고 장기연임 중이라는 것을 이유로 선임 반대 의견이 나왔다.

2020년에는 감사가 장기연임으로 인해 독립성이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며 반대표가 행사됐다. 2024년에는 남기만 사외이사가 5년 이내에 중요 지분 또는 거래관계에 있는 회사에 재직한 이력이 확인돼 독립성 훼손 가능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