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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집단 규제 리뷰

오리온, 해외투자로 공시집단 편입…이사회 체계 주목

[신규 지정]해외법인 증자·신사업 출자 누적…대기업집단 공시·의결 부담 본격화

허인혜 기자

2026-05-20 10:31:05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새로 편입된 오리온그룹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해외투자로 불어난 몸집보다 이를 떠받쳐온 이사회 의사결정 구조다. 해외 제과법인 증자와 생산거점 투자, 바이오·음료·콘텐츠 등 비제과 분야 출자, 계열사 지급보증 안건이 누적된 만큼 공시집단 지정 이후에는 각 의안의 보고·의결 절차와 이사회 책임이 한층 더 부각될 전망이다.

오리온그룹의 투자 관리는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이사회 안건을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 오리온홀딩스 이사회는 계열사 지급보증과 신사업 출자 등 그룹 차원의 안건을, 오리온 이사회는 해외 법인 증자와 생산거점 투자 등 사업회사 차원의 안건을 다뤄왔다.

◇오리온그룹 대기업 입성 이끈 해외 투자

오리온그룹은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를 정점으로 사업회사 오리온을 두고 있다. 오리온홀딩스의 오리온 지분율은 37.37%로 과반에는 미치지 않으나 대주주 등과의 의결권 행사 약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리온을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2017년 회사 분할을 거쳐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와 사업회사 오리온으로 나뉜다. 오리온은 중국·베트남·러시아·인도·미국 생산과 판매 법인을 거느린 제과기업이다. 해외법인 중심의 매출 확대가 오리온그룹의 대기업 입성을 이끌었다.

2025년 오리온홀딩스의 지배기업과 연결대상 종속기업은 사업회사 오리온, 팬오리온(PAN ORION), 중국 법인 오리온푸드(Orion Food Co., Ltd.), 베트남 법인 오리온푸드비나(Orion Food VINA) 등이다. 지분법적용 투자지분이 7226억원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산정한 오리온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5조1430억원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5조원을 넘어섰다.
출처=오리온 2025년 사업보고서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의 이사회는 오리온그룹을 키운 해외 투자 안건을 오랜 기간 다뤄왔다. 분할 직전해인 2016년 오리온 이사회 안건을 보면 분할 이전부터도 해외 법인 투자에 대한 보고와 안건 논의가 활발히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법인 오리온인터내셔널유로(Orion International Euro Co., Ltd.) 차입금 지급보증과 출자 승인 안건, 베트남법인과의 상품 거래계약, 러시아법인과의 설비증설 지원용역 계약, 중국 상품 거래계약 보고 건이 대표적이다.

◇해외투자 의사결정 이끌어온 오리온그룹 이사회

해외법인 운영과 확대, 국내 생산능력 확충은 분할 전후인 10년 전부터 이사회의 주요 안건으로 확인된다. 영업보고 수준이 아닌 투자와 자금지원 성격의 의안들을 결의했다. 주요 경영사안을 이사회에서만 정하지는 않았으나 최종 의사결정자로서 장기간 관련 안건을 다뤄왔다는 의미다.

2017년 회사분할 전후로 팬오리온 차입 지급보증, 델피-오리온 자본금 출자, 일본 도쿄지점 설립 등이 이사회 안건에 포함됐다. 신설 사업회사였던 오리온은 청주 생산라인 증설과 청주공장 신설도 함께 논의한다.

최근에는 인도와 베트남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상했다. 오리온 이사회는 2023년 인도법인 증자 안건을 세 차례 가결했다. 이듬해인 2024년에도 1월·4월·11월 인도법인 증자를 처리했다. 2025년에도 1월과 6월 인도법인 유상증자 안건이 상정됐다. 베트남에서는 오리온푸드비나가 신규 공장 부지 확보를 위해 미푸쿠옥3(MY PHUOC 3 Confectionery) 지분 100%를 취득하고 합병하는 절차를 이사회 승인으로 진행했다.

출처=오리온 2025년 사업보고서

이 기간 홀딩스의 이사회는 신사업과 계열사 관리로 확장됐다. 바이오 등 비제과 영역 투자 확대는 홀딩스 이사회 안건으로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2024년 백신 임상용 법인 설립 및 자본금 납입을 승인했다. 2025년에는 계열사 지급보증계약 체결, 계열사 계약 변경, 상환전환우선주 출자 안건을 처리했다. 오리온홀딩스 연결 대상에 오리온, 쇼박스, 오리온제주용암수,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상하이안닐람바이오로직스(Shanghai Anilam Biologics) 등이 포함돼 있다.

◇대기업 집단 지정에 이사회 역할 강화

이번 대기업 집단 지정으로 오리온그룹 이사회의 역할은 더 확대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는 특수관계인을 상대방으로 하거나 위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내부거래를 할 경우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관련 내용 공시도 필요하다. 상장사는 물론 비상장 계열사의 주요 경영사항도 알려야 한다.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 모두 5인 이사회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3인 구성이다.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하지는 않았다. 오리온홀딩스는 허인철 대표가, 오리온은 이승준 대표가 각각 이사회를 이끈다. 소위원회로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 보상위원회를 두고 있다.

소위원회는 단계적으로 보강해 왔다. 오리온홀딩스는 2020년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했고 2022년 ESG위원회, 2023년 보상위원회를 도입했다. 2023년에는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 준법지원인 선임 및 준법통제기준 제정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사업회사 오리온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보고체계와 통제장치를 선제적으로 갖췄다는 의미다.

대표이사와 의장이 같으나 선임의 배경이 글로벌 전문성인 만큼 설득력이 있다. 오리온은 이승준 의장의 선임 배경으로 중국법인 연구소장 경험과 국내 신제품 개발 성과, 글로벌 종합식품기업 전환 기여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외 사업과 제품 개발 역량에 따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해외사업 비중이 커진 오리온의 사업구조와 발맞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