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올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80%까지 끌어올리며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냈다.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을 체계화하고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있는 사람을 임원으로 선임하지 않기 위한 내부 통제 장치도 마련했다. 다만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와 집중투표제,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 등 일부 과제는 남아 있다.
◇핵심지표 준수율 80% 돌파…1년 새 13.3%p 상승
SK의 2025년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전체 15개 핵심지표 가운데 12개 항목을 충족하며 준수율 80.0%를 기록했다. 전년도 준수율 66.7%와 비교하면 13.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충족 못한 항목은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 설치 등 3개 항목이다.
올해 정기주주총회는 개최일 16일 전에 소집공고가 이뤄졌다. 회사는 국내외 연결 종속회사가 577개에 달하는 만큼 결산 및 외부감사 일정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집중투표제 역시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주가 보유 주식 수에 선임 예정 이사 수를 곱한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집중할 수 있는 제도다.
SK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관련 정관 개정을 마쳤으며 오는 9월 10일부터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도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다만 회사는 내부감사기구 지원 조직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감사위원회가 내부감사부서장 임명 동의와 인사평가 검토·승인 권한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직 및 예산 편성 역시 감사위원회가 검토·승인하도록 명문화했으며 감사 인력에 대한 별도 평가·육성 체계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승계정책 명문화·임원 검증 강화…지배구조 선진화
준수율 개선의 배경에는 내부 규정과 운영 체계 정비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SK는 올해 처음 CEO 승계정책을 마련·운영 항목에서 핵심지표 충족에 성공했다. 회사는 지난해 최고경영자의 자격요건과 후보군 관리, 평가 기준, 승계 절차 등을 담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명문화했다. 지난해 하반기 인사위원회 논의를 거쳐 10월 최고경영자(사장급) 후보군도 최종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승계정책은 그 동안 체계적으로 운영하던 내부 프로세스를 명문화하한 것"이라며 "후보군 발굴부터 비상 상황까지 모든 과정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 침해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도 새롭게 갖췄다. 회사는 임원관리제도(EMD)를 통해 연 2회 임원 선임·보임 검증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영철학 준수 여부와 기업가치 훼손 가능성, 주주권익 침해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아울러 자체 검증과 내부 신고 등을 통해 기업가치 훼손 사실이 확인된 임원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사안에 따라 해임이나 형사 고발까지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했다. 다만 이 역시
SKMS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존재한 관리 체계를 이번 기회를 통해 명문화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SK 관계자는 "기존에 수립된 내부 정책과 프로세스를 임원관리규정 등에 명문화했다"며 "기업가치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임원을 선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