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스커버리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자리를 옮긴 김진일 전 독립이사의 후임으로 이교구 서울대학교 교수
(사진)를 낙점했다. 김 전 이사의 사임으로 6명까지 줄었던 이사회는 약 4개월 만에 7인 체제를 회복한다.
이사회 규모는 종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만 전문성 구성은 달라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거시경제 전문가가 빠진 자리에 AI 음성 기술을 직접 사업화한 학자이자 창업가가 합류한다. 독립이사진의 한 축이 거시경제에서 AI 기술·사업화로 바뀌는 모습이다.
◇재선임 47일 만에 금통위행…9월 7인 체제 복원
SK디스커버리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9월 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의했다. 임시 주총에는 이교구 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이 교수의 임기는 2029년 정기 주총까지다.

이번 인사는 김진일 전 독립이사의 중도 사임으로 발생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다. 김 전 이사는 2023년 3월 처음 합류했다. 당시
SK디스커버리는 독립이사를 3명에서 4명으로 늘리면서 이사회의 거시경제 전문성을 보강했다.
김 전 이사는 지난 3월 26일 정기 주총에서 재선임됐다. 그러나 전국은행연합회의 추천을 받아 금통위원으로 내정됐고 재선임 47일 만인 5월 12일 자진 사임했다. 같은 달 15일부터 금통위원 임기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SK디스커버리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독립이사 4명 등 총 7명에서 사내이사와 독립이사 각각 3명씩 총 6명으로 줄었다. 독립이사 비율도 57.1%에서 50%로 낮아졌다. 이 교수가 선임되면 약 4개월 만에 종전의 7인 체제를 회복한다. 김 전 이사가 감사위원도 맡았던 만큼 이번 임시 주총에서는 독립이사와 감사위원 자리를 동시에 채운다.
◇연구실 기술로 수퍼톤 창업…이사회에 AI 축 추가
이교구 교수는 연구와 기술 사업화를 함께 경험한 AI 전문가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대학교에서 뮤직테크놀로지 석사,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전기공학 석사와 컴퓨터음악·음향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지능정보융합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토대로 AI 음성 기술 기업 수퍼톤을 공동 창업했다. 2025년까지 대표이사를 맡아 AI 기술을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했다. 서울대 AI연구원 응용기술연구부장과 인공지능예술연구센터장을 지냈으며 2024년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AI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교수가 합류하면
SK디스커버리 독립이사진에는 기존에 없던 AI와 기술 사업화 전문성이 더해진다. 현재 독립이사진은 금융·투자 전문가인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회장, 세무·회계 전문가인 김용준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에너지·환경 전문가인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로 구성돼 있다. 김 전 이사의 거시경제 전문성이 빠지는 대신 이 후보가 기술 변화와 사업화 가능성을 살피는 새로운 축을 형성하게 된다.
SK디스커버리는 에너지와 화학·소재, 바이오 등 성격이 다른 사업회사를 거느린 지주사다. 이 후보의 합류로 이사회는 AI 기술이 각 사업에 미칠 영향과 활용 가능성, 관련 리스크를 점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교수와 창업자, 기업 경영자로 두루 활동한 만큼 기술의 가능성뿐 아니라 이를 사업으로 연결하는 과정까지 살필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인선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