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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Change

삼성생명, 구윤철 장관 후임에도 고위 공직자 선임하나

기재부 장관 되며 사외이사 사임…최근 2년새 고위 공직자 비중 높아져

이돈섭 기자

2025-07-02 08:41:12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Board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본다.
구윤철 전 삼성생명 사외이사(사진)가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후임에 이목이 쏠린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이라고도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발의되면서 입법 리스크를 짊어지게 된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구 전 사외이사 후임으로 유력 고위 공무원 출신을 영입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윤철 전 삼성생명 사외이사는 지난달 30일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사외이사직을 사퇴했다. 올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된지 3개월여 만이다. 삼성생명은 이사회 산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후임 사외이사 추천 및 승인 절차를 거친 뒤 주주총회를 개최해 해당 후임 이사 선임을 확정하게 된다.

삼성생명은 오랜기간 이사회를 6명 안팎 규모로 꾸려왔다. 사외이사진은 4명 수준을 꾸준히 이어왔다. 최근 삼성생명 사외이사 면면을 보면 가장 큰 특징이 고위 공무원 출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삼성생명 주주가 올 3월 정기주총에서 새롭게 선임한 구윤철 사외이사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고위 공무원 출신이다.

구 전 사외이사가 삼성생명 이사회에 합류했을 당시 삼성생명 이사회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등을 역임한 국회의원 출신 유일호 사외이사와 역시 같은 정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등으로 활약한 임채민 사외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성신여대 교수인 허경옥 사외이사는 산업부와 공정위, 금감원 등에서 활동했다.

삼성생명 이사회에 고위 공무원이 본격 진입한 건 2016년 이후부터다. 주로 학계 인사와 금융 전문가 등으로 사외이사진을 꾸려 온 삼성생명은 2016년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의 허경욱 전 주OECD 대사 기용을 시작으로 2018년 강윤구 전 보건복지부 차관과 2019년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 2021년 조배숙 전 국회의원 등이 차례로 기용됐다.

공직 색채가 뚜렷해진 건 2022년 유일호 전 장관이 진입하면서부터다. 지난해 강윤구전 사외이사가 임기를 마친 뒤에는 임채민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그 배턴을 넘겨 받고 올초 구윤철 전 사외이사가 합류하면서 공무원 출신 비중이 높아졌다. 삼성생명 측은 공직 출신이 많더라도 이사 배경이 다양해 이사회 구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의 고위 공무원 중심의 이사회 구성은 다른 생보사와 비교했을 때 크게 도드라진다. 한화생명은 현재 법조계 인사와 공기업 출신 인사, 공무원 출신 인사, 금융투자업계 인사 등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으며 교보생명 역시 법조계 인사와 산·학계 인사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공직 출신이 없진 않지만 비중이 높진 않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향후 입법 리스크를 감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현재 국회에는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토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현행법은 보험사가 자회사 발행 주식과 채권이 총자산의 3% 이상을 보유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삼성생명법이라고 불리는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삼성전자 지분 8.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상당량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