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더보드 인터뷰

"선제적 금융소비자 보호, 기업문화로 자리해야"

서은숙 NH증권 사외이사, 생산적 금융 기능 강화 목표

이지혜 기자

2025-07-14 16:09:09

금융사에게 있어서 신뢰는 때로 금전보다 강력한 무형의 자산이 된다. 소비자에게 신뢰받아야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서다. 위기 시에도 신뢰는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서은숙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사진)는 신뢰를 설계하는 금융소비자 보호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 소비자보호 분과위원장, 금융감독원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그는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를 거쳐 올해부터 NH투자증권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서 교수는 금융사의 경쟁력이 신뢰 기반의 지속가능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규제 이행을 넘어 선제적 금융소비자 보호가 기업문화로 자리잡을 때 금융사의 경쟁력이 제고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 교수는 사외이사로서 독립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비자 보호의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해 시스템을 감독하는 것을 핵심 역할로 삼고 있다.


◇사외이사 책무는 '견제와 균형'…전문적 토론 활성화한 NH증권 이사회

"사외이사에게 가장 중요한 책무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경영진을 견제하고 균형을 유지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투명성, 독립성, 전문성에 기반한 책임경영이 사외이사로서 추구하는 가치다."

서 교수에게 사외이사로서 책무를 묻자 기본을 지켜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진부하게 느껴질 만큼 당연한 이 원칙이야말로 실제 기업 경영의 현장에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역할이라는 의미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와도 연결된다.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감독할 때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해 기업으로서 지속가능성이 제고된다는 설명이다.

사외이사직을 수락한 것도 NH투자증권이 원칙을 지키려는 의지가 확고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오랫동안 금융과 증권 관련 업무를 수행한 만큼 회사의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NH투자증권이 지향하는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과 ESG경영 강화'라는 비전에 공감해 이사회 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도 기대했던 것과 같았다. 서 교수는 "최고경영자가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기보다 수평적 소통을 중시하며 투명하게 이사회를 운영한다"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이사진을 구성했을 뿐 아니라 NH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 인력을 바탕으로 마치 세미나처럼 심도 깊은 토론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이사회가 단순한 의결기능을 넘어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는 의사결정 기구로서 작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모든 안건은 이사들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사전에 상세 자료와 함께 제공되며 중요한 의결사항은 사전설명회나 토론세션이 별도로 마련된다. 소위원회를 활성화 해 이사회 상정 안건을 사전에 심의하며 한 해에 한두번 워크숍을 개최해 경영사항에 대한 제언이 자유롭게 오간다.

◇"금융사의 처음과 끝은 신뢰", 금융소비자 보호 핵심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개정안은 사외이사로서 책임과 역할을 더욱 강화한다. 서 교수는 "앞으로 사외이사의 역할이 단순한 감시자를 넘어 장기적 성장을 함께 고민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바뀔 것"이라며 "이사회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진 만큼 기업의 성장 전략을 논의하는 의사결정의 중심축으로서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NH투자증권이 생산적 금융 기능을 실현하는 데 이사회가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서 교수는 "은행과 달리 증권사의 IB부문은 혁신 기업에 자본을 공급해 경제성장을 위한 인프라가 될 수 있다"며 "위험자본을 감당할 수 있는 IB 기능이 강화돼야 일자리 창출, 소비 활성화 등 경제적 선순환 구조가 확립된다"고 말했다.

이때 조건은 강력한 소비자 보호다. 그래야 신뢰를 얻어 소비자의 자본을 유치할 수 있고 유입된 자본이 생산적 금융으로 이어져 기업과 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어서다.

서 교수는 "정보 비대칭이 심화하면 금융 소비자는 불완전한 정보에 의존해 상품을 선택하게 되고 이는 금융사의 신뢰 훼손으로 이어진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신뢰 훼손을 예방할 수 있기에 사외이사로서 시스템 강화를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서 교수의 전문 분야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서민금융·금융소비자보호 분과위원장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소비자보호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서 교수를 사외이사로 중용한 것도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해서다.

서 교수는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금융사의 역할도 끝나는 것"이라며 "NH투자증권이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으로 기능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동시에 재무적 성과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