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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 보드

싱가포르 힘주는 한화오션, 대사 출신 사외이사에 거는 기대감

문재인 정부 싱가포르 대사 출신 최훈 사외이사, 싱가포르 현지 감각 전수 주목

이돈섭 기자

2025-08-01 15:36:31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 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본다.
하루가 다르게 사업 외연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오션 이사회에서 주목을 받는 이 중 한 명은 최훈 사외이사(사진)다. 금융당국 공무원 출신으로 싱가포르 대사 등을 역임한 그는 금융 전문가뿐 아니라 싱가포르 지역 전문가로도 이름을 알려 왔다. 한화오션은 해양 플랜트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싱가포르 기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최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한화오션 사업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최훈 전 싱가포르 대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산업은행 측 사외이사인 김재익 사외이사의 후임격이다. 최 전 대사의 사외이사 커리어는 한화오션이 처음이다. 강원도 강릉 출신의 최 사외이사는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생활에 입문, 기재부와 금융위 주요 부처를 거쳤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2021년 싱가포르 대사로 임명돼 2023년까지 근무했다.

최 사외이사가 대사직을 마친 그해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으로 편입됐다. 한화오션은 사내·비상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 등으로 이사회를 꾸렸는데 사외이사에는 산업과 경영, 금융, 법률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공직자 출신 사외이사는 최 사외이사가 처음이다. 한화오션은 최 사외이사 후보 선정 이유로 '다양한 국내외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전망 및 해외 사업확장 관련 실효성 있는 조언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특히 최 사외이사 역할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싱가포르 현지 특수목적법인 한화오션 SG홀딩스를 설립했고 해당 SPC를 통해 싱가포르 해양 설비 전문 제조업체 다이나맥사 지분 매수에 착수했다. 지난해 말까지 한화그룹이 확보한 다이나맥사 지분은 95.15%. 다이내믹사는 올초 자진 상장폐지했고 현재 김진명 대표가 임시 대표로 취임해 조직을 이끌고 있다.

다이나맥 인수를 통해 한화오션이 기대하는 건 해양 플랜트 사업의 성장이다. 다이내믹사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과 저장, 하역설비 핵심 제품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플랜트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한화오션은 출범 초기 조선과 해양, 방산, 에너지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변화를 선언한 바 있는데 해양 플랜트 사업 영역은 핵심축 중 하나다.

부유식 해양설비 전문 기업인 SBM 오프쇼어 사장을 역임한 필립 레비 해양사업부 수장을 지난해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사업부의 경우 현장감이 중요한 조직인데 외국 경영인을 영입한 것을 두고 조직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면서 "신임 부서장의 글로벌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화오션 오프쇼어 사업역량뿐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국내 거제 거제 사업장에서 해양설비 선체를 만들면 싱가포르 등에서 상부 구조물을 제작해 결합하는 이른바 멀티 야드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해당 사업분야 생산 기지를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 글로벌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싱가포르 현지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책 및 금융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해결 과정에서 지역 전문가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물론 현 이사회에 외국인 이사가 없는 건 아니다. 한화오션 이사회에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아들인 조지 P. 부시 변호사도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부시 사외이사의 경우 그의 부인인 어맨다 부시가 한화시스템 사외이사로 재직한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 전문성보다 한화그룹 측과의 오랜 인연이 이사회 진입을 이끌었다는 게 주된 시각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그룹 편입 이후 해외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이사 기용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최 사외이사는 지난 3월 선임 이후 총 4번의 이사회에 참여했다. 해당 이사회에서 논의된 안건은기기 구매와 용역 컨설팅, 업무 위탁 계약 등 다양했다. 최 사외이사는 내부거래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에서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