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종의 송수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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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소재 세종에서 만난 송 변호사는 국내 기업 ESG위원회 활동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2021년 전후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ESG위원회가 당시 기업 ESG 전략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면, 지금은 구체적 실행 단계를 고민하는 단계로 진화했다는 것. 상법 개정을 기점으로 이사회 역할은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변호사가 생각하는 기업의 ESG 활동은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활동'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간 숫자로 표현되지 않았던 여러가지 요소들이 사회 변화에 맞물려 기업 가치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취지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기업이 리스크 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비슷하다.
ESG 활동에 대한 기업 문의는 몇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정 분야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꼭 준수해야 하는 국내외 환경 규제에 대한 자문부터 상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따른 거버넌스 개선 방안 등 내용은 다양하다. 수년 전 재활용 업체 인수·합병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진 적이 있는데, 관련 사업 자문이 일시에 쏟아지기도 했다.

송 변호사는 "2021년 전후로 상장사 이사회에 ESG위원회가 상당히 많이 조직됐는데, 당시 ESG위원회가 회사가 구축해야 할 ESG 전략이나 방향을 설정했다면 지금은 그때 수립된 전략을 바탕으로 구체적 업무를 추진하는 단계"라면서 "외부 ESG 등급을 높이기 위한 전략 구축이라든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관련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송 변호사가 ESG 분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사외이사 경험도 한몫하고 있다. 송 변호사는 2022년 우리지주 이사회에 합류, 2년여 간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주어진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써야 하는 바쁜 변호사 생활 속 일주일 중 이틀 가량을 할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외이사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쉽지만은 않았다.
우리금융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을 당시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50대 이상 임원 출신 남성 이사가 상당수인 이사회에 40대 초반 전문직 여성이 합류한다는 점과 우리금융의 첫 여성 사외이사라는 점은 시장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송 변호사는 이사회 합류 후 전문성을 살려 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ESG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았다.
송 변호사는 "탄소 배출량 공시 등 기후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생각해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여성 임원 비중이 낮아 이를 높여야 한다는 점 등을 이사회 차원에서 강조했다"면서 "이사회 특정 의견에 치우치지 않고 논의가 오갔는데, 금융지주 소유가 분산돼 있는 영향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사회 합류 직후 지주 산하 계열사 소속 직원의 수백억원 규모 횡령 사건을 비롯해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그에 따른 내부통제 이슈,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등 사건 사고들이 줄을 이었다. 해당 이슈는 각 계열사가 다뤄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 하지만 지주 차원의 ESG 정책을 추진하는 차원에서 공식적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논의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 다양성의 중요성을 실감키도 했다. "여성 입장에서 기업 ESG 활동의 이모저모를 꼼꼼하게 챙길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면서도 "이사회 내 다양성을 구축하는 것은 논의의 확장성 등을 감안했을 때 중요하다. 상당수 상장사 이사회 ESG위원회에 여성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는 것 역시 크게 무관치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상법 개정 등으로 사외이사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송 변호사는 "상법 개장안이 통과되고 기업의 합병과 분할 등 경영상 의사결정을 내릴 때 이사회에서 요구하는 자료의 양과 깊이가 상당해질 것"이라면서 "이사 스스로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의사결정에 대해 경영진과 의견을 달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