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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이사회 평가

'삼박자' 갖춘 한미반도체…경영성과가 점수 견인

[Strength]경영성과 11문항 중 10개 만점…ROE 27% 상회, 2010년부터 순현금

고진영 기자

2025-09-03 08:25:1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올해 한미반도체의 이사회 운영 점수는 경영성과가 떠받쳤다. 고대역폭메모리(HBM)용 TC본더 시장을 승승장구하면서 실적과 주가, 재무가 삼박자를 이룬 덕분이다. 이사회 자체의 독립성이나 투명성에 대한 지표는 한참 부진했던 반면, 경영성과 지표는 만점에 근접해 점수를 견인했다. 거버넌스 개선보다는 속도 경영을 중시하는 모습이다.

theBoard가 진행한 '2025 이사회 평가' 결과 한미반도체는 ‘경영성과’ 지표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총점 55점 만점에 51점, 평점은 5점 만점에 4.6점이다. 평가는 경영성과를 포함해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대부분의 지표들은 평점이 1~2점대로 경영성과와 격차가 컸다.

경영성과는 투자와 실적, 재무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총 11개 항목으로 구성됐는데 한미반도체는 배당수익률을 제외한 모든 문항에서 만점인 5점을 받았다. 지난해 주가와 실적이 같이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589억원, 25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3.5배, 4.6배가 급증한 수치다. 작년말 기준 총자산이익률(ROA)은 21.3%,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7.4%로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KRX300에 속하는 기업들의 평균 ROA가 4.2%, ROE는 7.5%인데 이를 한참 웃돈다.

실적 상승과 함께 지난해 연초 6만원대였던 주가도 연말 8만원대로 점프했다. 그 덕에 주가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도 각각 35.7%, 36.9%을 기록했다. KRX300 평균이 마이너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상깊은 성과다.


다만 배당수익률의 경우 0.87%에 그치면서 최하점을 기록했다. 배당수익률은 주주가 받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비율로 계산한다. 배당금이 그대로라면 주가가 오를수록 배당수익률은 낮아진다는 뜻이다.

한미반도체의 경우 2024년 주당 배당금이 720원으로 2023년(420원)과 비교해 상당폭 확대했다. 이에 따라 0.7%였던 배당수익률이 개선됐지만 KRX300 평균(1.49%)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4년과 2025년 평가에서 배당수익률 항목이 연속 최하점을 기록한 원인이다.

이밖에 재무전성을 살피기 위한 3개 문항에선 전부 만점을 찍었다. 재무건전성은 부채비율과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 이자보상배율 등 3가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한미반도체는 작년 말 연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31.4%에 불과했다. 사실상의 무차입 기조를 2010년부터 십여년째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말 한미반도체가 가진 연결 총차입금은 29억원에 그쳤다. 또 그마저 전부 리스부채라서 사채를 발행해 조달하거나 은행 대출로 빌린 돈은 한 푼도 없었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1040억원에 달해 차입보다 현금이 더 많은 순현금 상태다.

EBITDA 창출은 계속하고 있는데 순차입금은 마이너스인 만큼 순차입금/EBITDA 항목에선 만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지난해 이자로 지출한 비용 역시 1억원을 조금 넘겼을 뿐이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 관련 황목에서도 최고점이 주어졌다.


내년에도 경영성과 지표에선 계속 좋은 점수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잉여현금흐름 부족이 생기면서 보유현금이 300억원대로 줄고 250억원을 단기차입하긴 했지만 나쁜 신호로 보기 어렵다. 잉여현금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부정적 이슈 탓이 아니라 반기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현금 감소에도 불구 아직 순현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