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증권은 일본 자본시장 역사와 함께 성장해 온 하우스다. 전후 금융 시스템이 자리잡기 시작한 20세기 중반부터 일본 정부의 민영화 프로젝트와 대규모 자본조달, 그리고 글로벌 전략적 M&A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지점마다 노무라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특히 2000년 이후 수십 년간의 대형 거래 가운데에는 노무라가 공식적으로 주관·자문사로 참여한 기록이 있는 딜들이 뚜렷한 궤적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8년 리만브라더스 인수, 2015년 국가 프로젝트급 IPO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노무라에 전환점이 됐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뒤 노무라는 리먼 아시아·유럽 부문을 인수하며 글로벌 IB로 도약했다. 당시 미국 본사는 바클레이즈가 인수했지만, 아시아·유럽의 핵심 인력과 인프라는 사실상 노무라로 편입됐다.
이 M&A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사건이었다. 일본계 금융기관이 글로벌 투자은행의 핵심 조직을 통째로 인수해 본격적으로 국제 무대에 진입한 첫 사례였다는 점, 노무라의 리서치·세일즈&트레이딩·IB 부문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재편되며 'NWB(Nomura Wholesale Banking)' 체제가 확립됐다는 점이다. 노무라가 아시아·중동·유럽에서 글로벌 IB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은 이 시기에 마련됐다.
노무라의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거래 중 하나는 2015년에 이뤄졌다. 일본우정그룹(Japan Post Group) 3사 동시 IPO가 그 주인공이다. 당시 일본우정(Japan Post Holdings. 지주사), 유초은행(Japan Post Bank), 간포생명보험(Japan Post Insurance) 등 3개 회사가 동시에 상장했으며 공모 규모만 약 1조4000억엔에 달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민영화 정책 핵심 프로젝트였으며 전 세계 IPO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기록이었다. 노무라는 모건스탠리, 노무라, 골드만삭스, JP모건 등과 함께 글로벌 코디네이터로 참여해 국내 리테일·기관, 해외 투자자 수요를 모두 소화했다. 이 딜은 노무라가 '국가의 자본시장 정책 파트너'라는 위상을 확인시킨 사건이었다.
◇2018년 IPO, M&A 걸쳐 존재감 드러내 2018년은 여러 빅딜이 이어진 해다. 우선 소프트뱅크의 통신 자회사 상장은 약 2조4000억엔 규모였다. 그룹 구조 재편과 자금조달이 동시에 결합된 복합 딜이었다. 일본 리테일 투자자의 대규모 참여가 핵심이었는데 노무라는 골드만삭스, 도이, 미즈호 등 국제 하우스와 공동으로 글로벌 언더라이터를 맡았다. 국내 대기업 유증·IPO가 중심인
한국투자증권의 딜 구조에 비해 노무라의 딜은 국가·대기업·외국 투자자가 얽힌 복합 구조가 특징이다.
같은해 진행된 타케다(Takeda)의 샤이어(Shire) 인수도 빅딜로 거론될 만하다. 일본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약 620억달러(부채 포함 800억달러 이상)의 초대형 크로스보더 M&A다. 노무라는 타케다 측 자문단으로 참여했다. 이 M&A는 규제·자금조달·글로벌 합병 구조 설계 등 가장 복잡한 형태의 프로세스가 총망라된 거래였다. 일본 기업이 글로벌 제약업계 톱티어 기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한 역사적 사건이며 노무라가 글로벌 M&A 시장에서 실질적 존재감을 확보한 분기점이었다.
2018년에는 도시바 메모리(현 키옥시아) 매각도 있다. 이는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약 180억달러 규모로 매각된 딜로 일본 산업계의 구조조정과 글로벌 반도체 시장 재편이 교차한 상징적 거래였다. 노무라는 도시바 측 주요 자문사로 참여했으며 이해관계가 다양한 컨소시엄 구조를 조율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
최근에도 노무라는 일본우정그룹 딜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3년부터 일본우정 산하 유초은행 지분 매각을 시작해 2025년 약 5920억엔 규모의 후속 대규모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 노무라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등과 함께 글로벌 코디네이터를 맡아 장기 정책 프로젝트의 연속성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