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가 이사진 구성을 마무리했다.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일부를 교체하며 새롭게 진용을 짰다. 다만 교체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BNK금융을 제외하면 모든 금융지주가 사외이사를 1~2명 교체하는 데 그쳤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모두 내부 규정에 따라 독립성과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주 회장 등 내부 경영진은 철저히 배제되는 만큼 금융 당국의 '참호 구축' 지적을 의식해 불필요한 변화를 줄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BNK 제외하면 1~2명 교체에 그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에서 사외이사 23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교체는 단 6명에 그쳤다.
KB금융은 5명 중 1명, 신한금융은 7명 중 2명, 하나금융은 8명 중 1명, 우리금융은 3명 중 2명을 교체했다. 각 지주별로 1~2명 수준이다. 교체된 인물들 상당수가 임기를 꽉 채워 더 이상 사외이사직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화가 말 그대로 '최소'에 그쳤다.
범위를 넓혀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iM금융 역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4명 가운데 2명만 신규 선임했다. JB금융도 교체
대상 6명 가운데 2명만 바꿨다. BNK금융 단 한 곳만 임기 만료 7명 가운데 상당수인 5명을 신규 선임했다.
BNK금융의 경우 주주추천 사외이사를 대거 늘리면서 교체폭이 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 행동주의 펀드인 라이프자산운용이 요구한 이사회 개편안을 전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BNK금융은 당시 사외이사 과반을 주주추천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방안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원래 주주추천 사외이사가 1명뿐이었던 만큼 대대적 개편이 어느 정도는 예상됐다.
◇부분 조정에 방점…'투명성과 독립성' 자신감 당초 금융권에서는 올해 사외이사 교체폭이 예년보다 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 당국이 '참호 구축' 문제를 지적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놓고 압박 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 당국의 압박에도 금융지주들은 대대적인 물갈이 대신 금융 당국이 강조한 분야를 강화하는 '부분 조정'에 방점을 찍었다. 전반적으로 학계 중심 구성을 다변화했고, 산업·기술·법률 등 실무형 사외인사를 확대하며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였다.
특히 그간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누구보다 강조해왔던 만큼 금융 당국의 지적에 갑자기 사외이사 교체폭을 확대하는 게 더 부자연스럽다는 판단 역시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각 금융지주들은 모두 내부 규정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후보군 구성부터 최종 추천까지 모든 과정에서 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관여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는 건 같다. 또 대부분 금융지주가 후보자 심사에 대한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후보군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절차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회사 운영과 관련한 현실적 문제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교체폭이 클수록 이사회 운영이 어려워지고 회사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면 교육을 통해 회사나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만 2년 이상이 드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지주의 경우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업권을 아우르는 의사결정을 할 때가 있기 때문에 난이도가 한층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