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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원회 대신 단독 감사…사외이사 출신 기용 늘었다

원익홀딩스·덕산테코피아·지오엘리먼트 사례 확인…단독 감사 체제서 이사회 경험 활용

김태영 기자

2026-05-13 14:01:04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 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본다.
상장사 가운데 사외이사로 활동하던 인사가 감사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확인됐다.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는 중소형 상장사들이 이사회 경험이 있는 인물을 단독 감사로 선임하면서다. 회사 이해도가 높은 인사를 감사 기능에 투입한다는 점에서 효율성은 있지만, 독립성 측면의 해석은 갈릴 수 있다.

◇ 원익홀딩스, 사외이사 출신 감사 선임덕산테코피아·지오엘리먼트도

12일 theBoard 조사에 따르면 원익홀딩스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호바트 리 엡스타인 감사를 신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며 상근이다. 엡스타인 감사는 2021년부터 줄곧 원익홀딩스 사외이사를 맡던 인물이다. 이번 감사 선임으로 사외이사직은 내려놨다. 사외이사가 해당 기업의 감사로 옮겨간 드문 케이스다.

theBoard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상 상장사들의 1분기 보고서에서 임원 현황을 전수조사했다. 사외이사와 감사직을 오가는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신성수 덕산테코피아 상근 감사는 2022년 3월부터 이 회사의 감사로 재직중이다. 앞서 2019년부터 덕산테코피아의 사외이사를 맡았다. 그는 1953년생으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STX 종합기술원 등을 거쳐 현재 창원대학교 산학교수로 재직중이다.

김원식 지오엘리먼트 비상근 감사는 2025년 3월부터 이 회사의 감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2020년 3월부터 지오엘리먼트의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다. 그는 1955년생으로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재무부 이재국 및 증권국, 금융감독원 기획조정국 부국장·조사국장·증권검사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코스닥협회 상근부회장으로도 재직했다. 이녹스첨단소재의 감사직도 맡았던 경험이 있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감사는 회계사나 법조인이 맡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 사례 3곳 모두 다른 이력의 소유자들이다. 엡스타인 감사는 동양증권 부사장 출신의 금융 전문가이며 신성수 감사는 해양 전문가, 김원식 감사는 관료 출신에 속한다.

사외이사를 맡다가 다른 기업의 감사로 가는 경우도 많았다. theBoard 조사 결과 최소 14명의 케이스가 확인됐다.

장상헌 동운아나텍 상근 감사는 2023년 3월부터 이 회사의 감사직을 맡고 있다. 이에 앞서 2012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콜마홀딩스의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그는 기업은행 출신으로 IBK투자증권 부사장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황정호 써니전자 감사(전 메디아나 사외이사), 김영민 씨티시바이오 감사(전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사외이사), 이한남 씨티씨바이오 감사(전 유엑스앤 사외이사), 윤영태 우리로 감사(전 베노티앤알 사외이사) 등도 비스한 사례다.

사외이사와 다른 기업의 감사를 겸직하는 경우도 많았다. 공현무 SNT다이내믹스 상근 감사는 2021년 2월부터 이 회사의 감사를 맡고 있다. 동시에 2021년 3월부터는 서연이화의 사외이사로 이사회 의장직도 맡고 있다.

이 밖에 이준일 쓰리빌리언 감사(세아베스틸지주 사외이사 겸), 이공명 아이엠티 감사(이노진 사외이사 겸), 서동민 알에프세미 감사(리센스메디컬 사외이사 겸), 전상경 에프앤가이드 감사(한섬 사외이사 겸), 최유성 원바이오젠 감사(한국비티비 사외이사 겸), 배시영 웨이비스 감사(파이오링크 사외이사 겸), 장찬용 포인트모바일 감사(동양저축은행 사외이사 겸), 남택호 피엠티 감사(유비쿼스홀딩스 사외이사 겸), 김진수 하이퍼코퍼레이션 감사(일진파워 사외이사 겸)가 있다.

◇ 타 기업 이사회 경험, 감사 기능에 적극 활용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자산총액이 2조원에 미치지 않아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할 의무가 없다. 감사 1명에게 감사 기능을 온전히 맡김으로서 효율성을 높인 케이스로 보인다.

타 기업 이사회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기업의 감사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장기간 지켜보면서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장기간 재직한 사외이사를 감사로 선임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미 회사의 제반 사정에 밝고 전문성도 쌓인 상황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원익홀딩스는 엡스타인 감사 선임 배경으로 “지난 5년간 당사의 사외이사로서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한 바, 향후에도 회사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감사 선임 사례가 늘어나는 모습으로부터 사외이사들의 변화된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배구조 전문 변호사는 “그만큼 더이상 사외이사가 기업과 따로 떨어진 외부의 존재가 아니라 회사 경영과 발을 맞추는 동조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이라 보았다.
*제미나이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