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성전자가 2020년대 들어 별도 당기순이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본업에서 수익을 올리지 못하며 영업손실이 이어진 가운데 배당, 이자 등으로 이뤄진 금융수익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계열사에서 올려보낸 배당금이 크게 늘어 순이익 흑자를 유지 중이다.
희성전자 배당수익을 뒷받침하는 핵심 계열사는 중국 난징법인과 희성촉매다. 난징법인은 최근 수익성 부진에도 2년 연속 1000억원 내외의 배당금을 모회사에 지급했다. 관계기업이자 오너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희성촉매도 30년 연속 배당을 이어간 동시에 그 규모를 늘려 희성전자의 순이익 회복을 뒷받침했다.
◇13년 영업손실·순익 흑자 상반된 수익구조
희성전자는 구본능 회장이 이끄는 희성그룹 내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동생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그룹 내에 지주사 LT를 설립해 별도 소그룹을 운영하고 구본능 회장은 희성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 지분구조를 완성해 개별적으로 그룹을 운영 중이다. 희성전자 아래에는 희성피브이씨와 희성촉매, 희성피엠텍 등 국내법인과 지역별 해외법인이 배치됐다.
외형상 그룹을 이끄는 지주사 형태를 띠지만 희성전자도 자체적으로 사업을 영위 중이다. 이 회사는 대구공장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주요 부품인 백라이트유닛(BLU), 터치스크린패널(TSP),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를 핵심 고객사로 소개하고 있으며 해외법인이 담당한 생산제품 역시 현지 고객사에 납품한다.
올해 공시
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며 주목을 받았지만 희성전자 계열의 실적은 좋지 않은 흐름을 보였다. 희성전자의 연결 매출은 2012년 4조원을 찍고 불과 5년 만인 2017년 2조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매출액이 일부 회복했으나 2021~2022년을 제외하면 여전히 2조원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기간 희성전자는 별도 영업손실을 내며 장기간 흑자를 보지 못했다. 2012년 413억원의 영업손실(이하 별도 기준)을 낸 뒤 지난해까지 14년 연속 적자였다.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에 따라 LCD 제품군 부품 수요가 줄어든 점이 희성전자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LG디스플레이가 희성전자를 비롯한 부품사로부터 BLU를 매입하는 데 들인 금액은 2016년 3조원에서 지난해 7658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희성전자가 본업에선 수익을 보지 못하고 있으나 2020년대 들어 순이익만큼은 안정적인 흑자를 유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악화 속에 중국, 폴란드 등 핵심 해외법인으로부터 배당을 받아 금융이익을 본 덕이다. 그중 핵심은 난징법인이 담당한다. 이 계열사는 3년 만인 2021년 배당을 재개하며 152억원을 본사에 올려보냈다. 2022~2023년에는 잠시 배당을 중단했지만 이후 2024~2025년 2년 연속 1000억원 내외의 배당금을 올려보내며 모회사의 금융이익을 지원했다.
희성전자의 금융이익 가운데 난징법인 배당이 차지한 비중은 40%에 육박했다. 난징법인 외에도 광저우(지난해 기준 625억원), 연타이(105억원) 등 다른 중국 계열사에서도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올려보냈다.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 매각에 따른 사업 위축 우려에도 그동안 벌어들인 금액을 모회사에 올려보내고 있는 셈이다.
◇희성촉매, 구씨 부자 지분 12%…배당에서도 존재감
해외 자회사 외에 희성전자 금융이익에서 적지 않은 존재감을 나타내는 계열사로 희성촉매를 꼽을 수 있다. 이 계열사는 1983년 독일 바스프와 희성금속(현 LT메탈), 오너가 등이 합작해 설립한 자동차 부품사다.
설립 후 바스프는 지분 50%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50% 지분을 구씨 오너가와 희성그룹 계열사가 나눠갖고 있다. 2017년 LT그룹 분리 과정에서 LT메탈이 희성촉매 지분을 정리하며 현재 희성전자(37.99%), 구본능 회장(6.45%), 구 회장의 친자 구광모
LG그룹 회장(5.56%) 등이 희성촉매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희성촉매는 1997년부터 30년 가까이 배당을 실시하며 오너가와 주주사에 배당수익을 안겨 준 곳이긴 하나 그 금액 자체는 최근 들어서야 급격히 증가했다. 2019년 163억원 수준이던 희성촉매의 연간 총배당금이 이듬해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다 2023년에는 1400억원대로 급증했다. 이후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배당을 집행했다.
덕분에 희성전자가 희성촉매로부터 벌어들인 배당수익도 급증했다. 2020년까지 연간 100억원도 안 되던 해당 금액은 최근 3년 동안 500억원으로 불어나며 중국법인 배당에 이어 희성전자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