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오너 2세 가운데 비교적 소극적 행보를 보였던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사장(
사진)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상열 회장의 장녀로 오빠나 남동생과 달리 계열사 경영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호반프라퍼티 이사회 의장에 오른 가운데 삼성금거래소와 대아청과 등의 등기 임원으로 합류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사장은 지난 3월 말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2017년 10월 사내이사로 선임돼 현재 경영총괄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호반그룹 동일인 김상열 회장의 장녀다. 김 사장은 대표를 맡지 않는 대신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의장에 올라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자리에 앉았다.
아울러 김 사장은 호반프라퍼티가 지배력을 가진 삼성금거래소와 대아청과 등 계열사 경영에도 직접 합류했다. 삼성금거래소에선 사내이사 겸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으며, 대아청과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했다. 지난해까진 등기 임원에 선임됐던 계열사는 호반프라퍼티가 유일했으나 전체 3곳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동안 호반그룹 오너 2세 행보는 장남인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과 차남인 김민성 호반그룹 부사장에 시선이 집중됐다. 반면 장녀인 김 사장은 호반프라퍼티 등기 임원으로만 선임된 채 비교적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계열사 경영 일선에 직접 참여하면서 경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가는 것으로 관측된다.
장녀인 김 사장은 아브뉴프랑(복합쇼핑몰) 마케팅실장을 비롯해 호반그룹 내 비건설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가 최대주주 지분율(30.97%)을 가진 호반프라퍼티는 삼성금거래소, 대아청과 등 호반그룹 내 주요 캐시카우 계열사들을 품고 있다.
금 도매업 등 귀금속 판매업을 영위하는 삼성금거래소는 2019년 호반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재 호반프라퍼티가 50.82%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오른 상태다. 호반건설도 48.83%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번에 김 사장이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오너일가 내 교통정리를 마무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금거래소는 최근 금값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3조6600억원, 영업이익 5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은 1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0배 가까이 급증한 4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900억원이 넘는다.
청과물 도매업을 영위하는 대아청과도 2019년 호반그룹 계열사 편입 이래 흑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292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했다. 흑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재무안정성을 확보한 계열사다. 호반프라퍼티가 호반건설과 50%씩 지분율을 나누어 갖고 있으나, 호반프라퍼티 연결 자회사로 분류돼 있다.
호반그룹은 장남에게 호반건설을, 차남에게 호반산업 및
대한전선을 물려주는 형태로 지배구조 승계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장녀인 김 사장은 호반프라퍼티를 통해 인수한 삼성금거래소와 대아청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해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호반프라퍼티의 경우 김 사장의 오빠인 김대헌 사장도 20.6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호반건설이 삼성금거래소나 대아청과에 각각 48.83%, 50% 지분율을 보유한 만큼 김 사장이 온전한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긴 어려운 구조다.
물론 호반프라퍼티도 넉넉한 유동성을 통해 호반그룹 곳곳에 출자를 해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호반(45%), 봉산공원개발(30%), 마륵파크(30%), 배곧랜드마크PFV(27.8%), 코너스톤시너지1호신기술조합(31.5%)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호반의 경우 호반건설과 동일한 지분율(45%)을 보유 중이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김윤혜 사장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유통업 사업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삼성금거래소와 대아청과 등 등기 임원에 선임됐다"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신속하게 대응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끌고 그룹 내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