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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

'우등생' LG, 준수율 100% 달성 눈앞

사외이사 의장 체제 도입하며 준수율 개선, 집중투표제만 남아

박성영 기자

2026-06-11 09:12:41

LG가 올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핵심지표 준수율 93.3%를 기록하며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지배구조 체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6.7%였던 준수율을 1년 만에 끌어올린 결과다.

유일한 미준수 항목인 집중투표제 도입도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도입이 확실시된 상황이라 내년 발표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는 핵심지표 준수율 100%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사외이사 의장 체제 도입…준수율 86.7%→93.3%


LG는 2025년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회사가 전체 15개 핵심지표 가운데 14개 항목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핵심지표 준수율은 93.3%로 직전 연도(86.7%, 15개 중 13개)보다 한 단계 더 개선된 결과다.

준수율 상승의 배경에는 사외이사 의장 체제 도입이 자리했다. LG는 올해 초까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했다. 의사결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업무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 이유였다.

다만 정부가 상법 개정안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주요 기업들은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이사회 독립성 유지를 위해 사외이사 의장 체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LG그룹은 LG 외에도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변경한 바 있다. 사외이사 의장 체제는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이해 상충을 방지하는 등 전체 주주 권익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LG의 경우 2대 주주가 영국계 투자회사인 실체스터인터내셔널인베스터(지분 7.24%)다. 실체스터는 LG의 자회사 LG화학에 투자한 영국계 행동주의펀드인 팰리서캐피탈이 적극적인 주주제안을 펼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LG의 의사결정에 우호적인 입장에 속한다.

그러나 최근 자본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주주제안 분위기를 타고 주총에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3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한 지분도 6.76% 수준으로 무시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LG는 이 외에도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전자투표 실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 연 1회 이상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운영 △독립적인 내부감사기구 운영 등 대부분의 핵심지표를 충족했다.

◇남은 과제는 집중투표제…내년 '만점' 가능성

반면 유일하게 충족하지 못한 항목은 집중투표제 채택 여부였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기회를 확대하는 대표적인 주주권 보호 장치로 평가된다.

다만 국내 대기업 상당수는 경영권 안정성 등을 이유로 이를 도입하지 않고 있었다. 상법상 집중투표제 방식의 이사 선임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상법 개정으로 대규모 상장사의 경우 집중투표를 의무화해 정관으로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기업들은 개정 법령에 발맞춰 정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LG는 올해 3월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등 도입을 승인했다. 변경된 정관은 개정 상법 시행일인 올해 9월 이후 최초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가 소집될 때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부터 집중투표제 시행이 유력하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는 보고서 제출일 기준으로 작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보고서에서 LG는 모든 핵심지표를 충족해 준수율 100%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