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엔진의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이 지난해에도 절반을 넘지 못했다. 경영권 매각 절차를 앞둔 상황인 만큼 지배구조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분석이다.
올해 개정 상법에 맞춰 이사회 내 사외이사 선임 비율을 맞췄으나, 사외의사가 의장 체제로 전환하지 않았다. 또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강화해 주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대비도 마련하지 않았다.
◇직전 년도 대비 7%p 개선…미흡한 이사회 독립성·소액주주 권리 강화
STX엔진이 올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내 핵심지표 준수율은 46.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나타났던 준수율(40%)에서 약 7%포인트(p) 개선된 수치다.
STX엔진이 작년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중 개선시킨 항목은 배당 부분이다.
STX엔진은 작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절차 개선 정관을 개정해 현금 배당관련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면서 지배구조 핵심 지표를 충족했다.
여전히
STX엔진의 지배구조 수준은 개선할 부분가 많다. 올해 준수하지 못한 핵심 지표는 총 8개에 달한다. 특히 1,2차 상법 개정 취지의 골자인 이사회 독립성과 소액주주 권리 강화 부분이 미흡한 상태다. 사외이사 의장 체제는 최근 국내 주요 그룹이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적극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제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으며,
SK㈜ 역시 김선희 사외이사가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LG그룹도 올해부터 ㈜
LG를 포함한 11개 주요 상장사에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전환했다.
STX엔진은 올해 정기 주총에서도 임기가 만료였던 이상수
STX엔진 대표(사장)를 재선임하며 대표가 의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체제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STX엔진은 "회사 업무 전반을 파악하고 있는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함으로써 이사회 운영과 의사 결정 과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암코 체제…비전문가 감사 선임 주주 반발 사례
STX엔진의 지배구조 개선 속도가 느린 배경으로 최대주주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체제가 꼽힌다. 유암코는 현재 구조조정 사모펀드(PEF)인 '유암코기업리바운스제팔차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STX엔진 지분 61.68%를 보유하고 있다.
유암코는 지난 2018년 이 구조조정 펀드를 활용해
STX엔진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기업 정상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2027년 전후로 펀드 만기가 임박하면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 준비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장기적인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기업가치 제고와 매각 작업에 경영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STX엔진 이사회는 올해 주총에서 권석필 후보의 감사 선임 안건을 두고 친정부 성향의 인사를 배치하려 한다는 주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추천된 권 후보가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 위원과 성남시 중원구청장 등의 이력이 있고, 방산 등 사업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도
STX엔진에 대해 이사 선임 외에도 권석필 감사 선임에 대해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승인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을 근거로 반대했다. 또 이사보수한도에 대해 과다하다는 것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이러한 주주들의 반대 의사로
STX엔진은 권 감사 선임 안건을 유보했다. 다만 지난달 6일
STX엔진은 임시 주총을 통해 원안대로 권 후보를 감사로 선임했다.
집중투표제 채택 역시
STX엔진이 향후 충족해야 할 지표다. 집중투표제는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해 특정 이사 후보에게 표를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오는 9월 시행되는 개정 상법 시점을 대비해 많은 상장사들이 이번 주총에서 정관 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지만
STX엔진은 해당 안건을 올해 주총에 상정하지 않았다.
STX엔진은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용이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집중투표제는 도입하고 있지는 않다"며 "향후 필요 시 집중투표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