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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티빙

이사회 과반 확보 CJ, 웨이브 합병 KT에 막힌 이유는

지분율 웃도는 이사회 의석에 FI 지지…전원동의 요구한 주주 간 계약 문제

감병근 기자

2026-06-29 15:53:57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3년째 표류하고 있다. 티빙 주주인 KT가 합병에 반대하면서 주주 전원동의가 필요한 주주 간 계약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 최대주주인 CJ ENM은 이사회 과반을 확보해 이사회 의결 단계에서는 합병 방안을 단독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티빙과 웨이브 합병은 2023년 말 CJ ENM과 SK스퀘어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시작됐다. 작년 6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요금인상 금지 등을 조건으로 조건부 승인을 내리면서 합병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티빙 주주인 KT 측에서 합병 법인의 지분율 희석 등을 우려해 최근 합병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KT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티빙 지분 13.54%를 보유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합병이 이뤄지면 KT는 합병법인 2대주주도 웨이브 최대주주인 SK스퀘어에 내줘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티빙 이사회를 살펴보면 CJ ENM이 KT 반대에도 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구조는 마련돼 있다. 티빙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기타비상무이사에 이사회의 무게추를 실은 구성으로 볼 수 있다. 최대주주인 CJ ENM(48.85%) 외에도 KT스튜디오지니(13.54%), SLL중앙(12.75%), 사모펀드 운용사 젠파트너스앤컴퍼니(13.54%), 네이버(10.66%) 등 티빙 주주 구성이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사회 6인 가운데 CJ ENM 측 인사는 모두 4명이다. CJ ENM이 지분율을 웃도는 영향력을 확보한 구조다. 최주희 티빙 대표, 고민석 티빙 인사담당 등 사내이사 2인은 모두 CJ ENM 측 인사다. 여기에 기타비상무이사인 신근섭 CJ ENM 엔터전략기획 담당, 임범석 CJ ENM 사업관리담당 등도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기타비상무이사 2인은 조성국 젠파트너스앤컴퍼니 전무와 김진규 SLL중앙 경영지원실장이다. KT스튜디오지니와 네이버는 주요 주주임에도 이사회에 자신들 입장을 대변하는 기타비상무이사를 세우지 않았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현 티빙 이사회 구성만 보면 이사회 의결로 웨이브와 합병을 결정할 경우 따로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볼 수 있다. CJ ENM의 단독 합병 추진도 가능한 구도다. SLL중앙과 재무적투자자(FI)인 젠파트너스앤컴퍼니 역시 티빙 외형을 키우는 이번 합병에 큰 틀에서 동의하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티빙-웨이브 합병에서 문제는 해당 사안을 이사회 의결이 아닌 주주 간 계약에 근거해 주주 전원동의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 거론된다. 이 때문에 이사회 의석을 보유하지 못한 KT가 합병을 가로막을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이 늘어질수록 관련 변수도 늘어날 것으로 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SLL중앙의 티빙 지분 매각설이 도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중앙그룹은 현재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에 SLL중앙도 티빙-웨이브 합병을 기다려 지분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것보다 매각으로 당장 현금 확보를 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 과정에서 주주가 또 교체된다면 CJ ENM은 신규 주주의 동의를 얻는 절차가 다시 필요하다. CJ ENM이 SLL중앙 지분을 매입해 합병 법인 지배력을 높이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도 이러한 부분이 고려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