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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 이사회 재편으로 KGM 시너지 효과 기대

그룹 자동차 사업은 유통업에 방점, 기존 계열사 간 밸류체인 확대 기여 기대

이돈섭 기자

2026-07-10 11:30:23

KG그룹이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진용을 재편했다. 시장에서는 케이카 신규 이사회에 인수 주체인 KG스틸과 캑터스PE 측 인사뿐 아니라 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KG모빌리티(KGM) 임원이 합류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중고차 유통회사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차 판매부터 중고차 유통, 해외 수출까지 연결되는 자동차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구상과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카는 지난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인국 대표집행임원과 우치구 KG스틸 전략기획팀장, 권교원 KGM 사업부문장, 이준호 캑터스PE 부사장 등 4명의 사내이사와 남경필, 안시형, 한효성 등 3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기존 감사위원인 한찬희·민영표·김용곤 등 기존 사외이사는 공정거래위 기업결함 심사 등을 통과해 인수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면 신규 사외이사 측에 감사위원 바통을 넘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KG그룹은 현재 케이카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KG스틸이 인수 주체로 나서 KG스틸 2대주주인 캑터스PE와 함께 한앤컴퍼니 보유 케이카 지분 72.2%와 케이카캐피탈 지분 전량을 총 75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시장에서는 케이카 인수가 KG스틸보다는 KGM의 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KGM은 자체 투자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비교적 자금조달 여력이 있는 KG스틸이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KGM의 재무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 3월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613억원 수준이다. 반면 장·단기 차입금은 5143억원으로 금융부채 부담이 적지 않다. 유동비율도 117%에 머물러 대규모 인수 자금을 직접 부담할 만큼 넉넉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61억원. 영업이익률은 0.8%에 불과해 수익성 확대가 중요한 상황이다.

케이카 인수에 직접적 역할은 하지 않았지만 KGM은 케이카 이사회에 전무급 임원을 참여케 해 사업 시너 창출을 도모케 했다. 현대자동차 출신의 권교원 사업부문장은 KGM 국내사업과 해외사업을 모두 담당하고 있는 인물이다. KG그룹 관계자는 "KGM 자체로는 아직 체력을 더 키워야 하는 상황이지만 케이카와 사업적 시너지를 도모하기 위해 사업 실무를 총괄하는 임원을 이사회에 참여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신차를 구매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잔존가치다. 일정 기간 운행한 뒤 중고차로 판매했을 때 얼마나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느냐가 신차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케이카가 중고차 플랫폼을 활용해 잔존가치 관리 체계를 구축하면 KGM 신차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신차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

잔존가치 관리뿐 아니라 신차 판매 이후 차량 회수와 중고차 판매, 해외 수출까지 하나의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시장 관계자는 "KGM 차량의 잔존가치를 일정 수준 보장하는 프로그램을 케이카가 운영할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심하고 차량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케이카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에서 매입한 중고차를 해외 시장으로 판매하는 생태계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KGM이 지난달 개최한 독일 시장 무쏘 론칭 시승 행사 이미지 [사진=KGM 홈페이지]

이러한 전략은 KG그룹이 그리고 있는 자동차 사업 청사진과도 맞닿아 있다.. KG그룹은 자동차 사업을 단순 제조업이 아니라 유통 기반 사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국 등에서 기술과 부품을 확보해 국내에서 조립해 판매하는 식으로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신차 역시 중국 체리자동차 협력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KG스틸 역시 철강 유통과 가공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바 있다.

현재 KGM 입장에서는 본업 경쟁력 강화가 우선 과제다. 회사는 현재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신제품·신엔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총 981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 투자가 이뤄졌지만 앞으로도 631억원의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신차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그동안 투입한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의 성과를 회수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신차 흥행을 통해 수익성과 현금창출 능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케이카를 활용해 판매·중고차·해외 유통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할 경우 KG그룹도 제조와 유통을 아우르는 자동차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GM 관계자는 "그동안 개선이 필요한 기업을 인수해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그룹의 전략이었다면 이번에 우량 기업을 인수해 사업의 질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