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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사외이사 RSU 지급…성과는 글쎄

백양희 전 사외이사 500주 1.1억 수령…주가 상승 기여 제한적 지적도

이돈섭 기자

2026-06-26 12:17:01

크래프톤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직 사외이사가 주식 보상을 받으면서 시장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보기 드문 사외이사 주식보상(RSU) 제도가 실제 지급으로 이어진 사례이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지급 규모는 관련 제도 도입 시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사례가 사외이사 대상 RSU 제도의 양면성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양희 전 크래프톤 사외이사는 이달 초 크래프톤 주식 500주를 취득했다. 크래프톤 이사회는 2024년 5월 말 사외이사에도 RSU 제도를 적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보상 안건을 통과시켰는데 백 전 사외이사가 2년여의 베스팅 조건을 채워 주식을 수령한 것이다. 백 전 사외이사는 올 3월 크래프톤 산하 애드테크 기반 광고 플랫폼·모바일 기반 게임 기업 넵튠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활동하고 있다.

크래프톤 사외이사 대상 RSU 제도는 장기성과급 지급 차원에서 마련됐다. RSU는 계속 재직 여부를 반영하는 Time-based RSU와 상대적 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Performance-based RSU를 각각 1:3 비율로 구성해 지급한다. 결과적으로 일정 수준 재직 기간을 만족하면 주가 성과가 좋을수록 지급 주식 수가 많아지는 셈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재직 기간 주가 부양에 힘쓰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자는 취지"라고 설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 당초 기대와는 달리 실제 수령 규모는 차이가 있었다. 주가 성과는 경우 사외이사 임기 만료가 도래하기 직전연도 말 주가 수준이 코스피200 지수와 비교해 어느 정도 오버 퍼폼했는지가 기준이 된다. 지난해 말 크래프톤 주가는 24만원 안팎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 주가는 2024년 6월 초 대비 6.8% 하락했지만 이 시기 코스피200 지수는 69.2% 올랐다. 주가 상승률이 시장 전체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백 전 사외이사가 받은 주식은 500주에 그쳤다. 주식 지급 시점 주가 기준 약 1억1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사회 보수 체계 개편에 따라 각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총 재직 기간 연 보수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식으로 받고 성과에 따라 그 물량이 커지는데 백 전 사외이사가 받은 주식 규모는 최저 수준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회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현금 보수 규모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최근 5년 간 주가 흐름 [그래프=구글파이낸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백 전 사외이사 사례가 사외이사 보수를 주가와 직접 연계하는 방식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한편 조언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하지만 실제 사외이사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관여할 수 있는 권한과 능력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과에 따라 보상 규모가 달라지게 한 데는 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한 코스피 상장사 사외이사는 "이사회로 하여금 주가 상승에 대한 의지를 갖게 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주가 향방을 좌우하는 요소는 너무 다양해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사외이사 보수가 주가 상승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면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 역할이 이뤄지지 않을 개연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이사회 질이 주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건 민망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크래프톤의 RSU 제도를 국내 상장사 가운데 보기 드문 실험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상법 개정 이후 이사회 충실의무 범위가 기존 회사에서 주주 전체로 확대됐는데 이사진이 직접 주식을 소유하면 주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크래프톤 이사회 산하 보상위가 관련 보수 정책을 개정했을 때 당시 멤버는 주로 외국계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이들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당시 보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관련 정책 도입을 주도했던 이들은 정보라 이수경 윤구 등 당시 3명의 사외이사들이었다. 해당 사외이사들의 공통점은 주로 해외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는 점이다. 크래프톤 이사회 관계자는 "당시 보상위 멤버들이 주로 미국 시장에서 활동해 온 만큼 미국식 주식 보상 시스템에 대해 친숙했던 것이 사외이사 인센티브 정책 도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