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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이슈 이사회로 번지나… 이행점검 역할론

고용부 성과급 이슈 노동쟁의 대상 배제…업황 사이클 고려 자본배분 중요성 부각

이돈섭 기자

2026-09-04 14:32:53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특별 경영성과급을 둘러싼 논의가 노사관계를 넘어 이사회 차원의 관리·감독 문제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기업 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 배분하라는 노조의 요구가 기업의 투자·재무 판단을 제약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는 노사 합의를 통해 DS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특별 성과급 재원으로 정하고 해당 제도를 향후 10년간 적용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지난 3일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핵심은 기업 이익에 일정 비율로 연동하는 경영성과급 요구를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과 노동쟁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노조가 '영업이익의 10%를 근로자에게 배분하라'고 요구하더라도 사용자가 이를 교섭 대상으로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는 의미다. 이미 노사 간 합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은 이 지침을 이유로 파기할 수는 없다.

고용부가 이번 성과급 이슈를 일반적 임금·보상 요구와 달리 본 배경에는 기업의 자원배분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기업 이익은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차입금 상환, 배당, 유동성 확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다. 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미리 배분할 경우 근로자 보상 수준의 결정을 넘어 기업의 투자·재무 판단과 이익처분 권리를 동시에 제약할 수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지침은 삼성전자가 도입하기로 한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과도 맞물린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유지하면서 DS부문에 별도의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로 정하고 지급률 상한도 두지 않았다. 단발적인 제도에 그치지 않고 향후 10년간 해당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올해 성과급은 내년 초 지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 지침이 삼성전자 노사 합의 효력이나 향후 성과급 지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 이익의 일정 부분을 장기간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제도를 회사 내부에서 어떤 절차를 통해 관리하고 점검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이번 지침이 기업 이익의 배분을 투자·재무 판단 및 이익처분과 연결하면서 성과급 제도의 이행 과정에서 이사회가 맡을 수 있는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경영성과급에는 회사가 창출한 성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관한 자원배분의 측면이 있고 결과적으로 배당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성과급 규모가 회사 운영과 주주 배당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이사회에서 점검할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지침의 의미는 성과급 이슈가 기업 지배구조 문제로 집중되고 단순화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행 회사법상 N% 성과급 지급 여부를 이사회 결의 사항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고용부 지침 역시 노동조합법상 의무적 교섭과 노동쟁의의 범위를 정한 것이지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 권한을 새롭게 정한 것은 아니다. 실제 삼성전자 이사회는 지난 4월 말 8차 정기 이사회에서 노사 임금협상 경과를 보고받았을 뿐 이와 관련한 안건을 직접 심의한 바는 지금까지 없다고 전해진다.

특별경영성과급 적용기간이 10년에 달한다는 점도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업황에 따라 이익과 투자 규모의 변동 폭이 크다. 제도 도입 당시와 비교해 향후 실적이나 투자환경이 크게 달라질 경우 같은 산식을 적용하더라도 성과급 지급 규모와 회사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이사회가 각 이해관계자 간 균형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이사회 내 자본배분 전문가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내 독립이사 5명은 전직 고위 관료 출신 인사와 현직 대학교수, 금융권 출신 인사 등으로 꾸려져 있다.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신제윤 독립이사(의장)와 싱가포르투자청 토탈리턴그룹 이사로 활동한 김준성 독립이사 등이 기업 자본배분 분야에서 전문적 의견을 낼 수 있는 이로 꼽히곤 한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관련 성과급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준감위 노동인권소위원회는 최근 외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기업 경쟁력과 주주가치 등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성과급 문제가 노사관계에 그치지 않고 기업가치와 주주 이해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현재 관련 이슈 파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