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의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인 H&L어드밴스드 이사회에 주주사를 대표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집결했다. 재무라인 중 한 명을 배치하던 전례와 다르게 재무 총괄 임원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사회를 꾸렸다. 향후 예정된 대규모 자금 투입과 활용에 대비한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춘섭
HD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전무)과 김기순
롯데정밀화학 ESG경영본부장(전무)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지난 4일 공식 출범한 H&L어드밴스드 이사회에 합류했다. 양 그룹에서 각각 공동대표(
HD현대 조남수·
롯데케미칼 천양식)를 선임한 것과 같이 재무임원 역시 동일하게 한 명씩 담당했다.
H&L어드밴스드는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출범한 양사 합작사(JV)다. 두 회사의 기존 JV인
HD현대케미칼이
롯데케미칼의 대산 나프타분해시설(
NCC) 자회사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H&L어드밴스드로 바꿨다.
롯데케미칼이
HD현대케미칼의 신주를 교부받아
HD현대오일뱅크 60%,
롯데케미칼 40%였던 옛
HD현대케미칼 지분율은 H&L어드밴스드로 바뀌며 50대 50으로 조정됐다.
법인 재출범과 지분율 변동에 따라 이사회 구성도 변화했다.
HD현대케미칼 시절 이사회는
HD현대 측에서 3명, 롯데가 2명을 각각 선임하는 총 5인으로 구성됐다.
HD현대는 대표이사 1인 및 기타비상무이사 2인을 선임했고 롯데에선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1명씩을 이사회에 선임했다. 감사는 롯데 측에서 담당했다.
이번에 지분율이 양사 동일하게 5대 5로 변한 H&L어드밴스드는 이사회도 각사 동수로 구성했다. 각사에서 선임한 공동대표 한 명씩에 기타비상무이사를 각각 1인 선임해 2대 2의 이사회를 꾸렸다. 지분율이 동일한 만큼 감사직 역시 옛
HD현대케미칼 시절과 다르게 각사 한 명씩 배치했다
H&L어드밴스드의 기타비상무이사는 주주사를 대표하는 CFO라는 공통점이 있다. 과거
HD현대케미칼의 경우
HD현대오일뱅크의 박정서 재무부문장이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임하는 등 재무라인 인사가 선임되긴 했으나 회사 대표 C레벨 임원은 아니었다.
롯데케미칼에선 주로 기초소재 사업담당 임원이
HD현대케미칼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다.
H&L어드밴스드가 대산 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사업재편의 임무를 맡고 출범한 만큼 주주사 CFO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주요한 재무 이슈를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과제는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다.
HD현대·롯데그룹은 사업재편을 추진하며 주주사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통합 신설법인에 각사 6000억원씩을 출자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정부는 최대 1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투입, 영구채 전환, 기술개발 등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H&L어드밴스드 입장에선 조달 자금을 활용해 설비감축 및 고부가 포트폴리오 전환, 재무건전성 강화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이에
HD현대·롯데그룹은 산적한 재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양사 CFO를 이사회 일원으로 내려보내는 선택을 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정춘섭 전무는 2024년 말 임원 인사에서 회사 CFO격인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다. 1995년
HD현대오일뱅크로 입사해
HD현대오일뱅크의 주요 계열사 재정부서를 거쳤다. 2014년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 설립한
HD현대케미칼에도 2015년부터 약 5년간 몸담은 경험이 있다. 2019년
HD현대오일뱅크 재정부문을 이끌기 시작한 그는 이제 CFO로 H&L어드밴스드 이사회 의사결정을 뒷받침한다.
롯데케미칼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에서 CFO격인 ESG경영본부장직을 수행 중인 김기순 전무는 현장 실무 경험이 풍부한 인사다. 2023년
롯데정밀화학으로 옮기기 전까지
롯데케미칼에서 재직하며 여수공장 자재·영업 및 중국 심양법인 관리 등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롯데케미칼 사무지원부문장을 역임한 뒤 2023년부터
롯데정밀화학에서 CFO직을 수행하고 있다. 2025년
롯데정밀화학 사내이사로도 선임되며 현재까지 이사회 경험도 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