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애니메이션 전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라프텔이 이사회 개편을 단행했다. 재무적 투자자(FI) 측이 물러나고 모회사 애니플러스의 핵심 임원이 사내이사로 직행했다.
애니플러스가 라프텔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이며 100% 완전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지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라프텔이 유통 및 플랫폼 시너지를 기반으로 고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모회사의 이사회 지배력과 직할 경영 체제가 한층 단단해졌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효식 케이스톤파트너스 대표가 라프텔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사임했다. 라프텔 이사회에서 케이스톤파트너스 측 인물이 물러난 건 2022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당시 애니플러스와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라프텔 경영권을 인수했다. 100% 기준 인수가는 약 800억원으로 87% 지분을 각각 절반씩 인수했다. 신 대표는 FI 몫으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라프텔 이사회는 인수 구조를 그대로 옮겨 놓은 형태였다. 애니플러스는 김유승 당시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보냈다. 전략적투자자가 집행을, 재무적투자자가 감독을 나눠 가진 전형적인 공동투자 설계다.
균형이 흔들린 건 2024년 11월이다. 김 부사장이 애니플러스 이사회에서 물러나면서 라프텔 사내이사직도 사임했다. 빈자리는 구본승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채웠다. 애니플러스마저 집행에서 감독으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이후 2년 가까이 라프텔은 상근 이사가 박종원 대표 한 명뿐이었다. 그러나 최근 케이스톤파트너스 측이 라프텔 이사회에서 물러나면서 구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구 이사는 챔프비전 방송본부장과 대원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을 거쳐 애니맥스브로드캐스팅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았다. 애니플러스가 2023년 인수한 경쟁 채널이다. 지난해 3월에는 애니플러스 사내이사로 선임돼 콘텐츠사업과 방송사업을 총괄했다.
애니플러스는 지난 7월 1일 애니맥스를 흡수합병했다. 합병으로 구본승 이사가 맡고 있던 대표이사 자리는 없어졌다. 애니맥스 합병에 이어 라프텔의 잔여 지분 매입에 나섰다. 라프텔 주식 6만2250주를 370억원에 매입했다.
중복상장 규제로 당초 계획한 라프텔의 IPO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케이스톤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을 매입해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것이다. 이번 이사회 개편은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의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FI 인물을 털어내고 본사 애니메이션 사업 총괄인 구 이사를 사내이사로 전면 배치하며 라프텔 경영에 들어가게 한 모양새다. 창업진 출신 박종원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사업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모회사 간 상시적 협업 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라프텔은 애니플러스 그룹 내에서 독보적인 캐시카우이자 글로벌 확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라프텔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 늘었다. 순이익은 24억4688만원으로 43.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프텔은 애니플러스 수직계열화 전략의 핵심 플랫폼"이라며 "FI 이사회 퇴진과 모회사 핵심 임원의 사내이사 배치는 단순한 이사회 변경을 넘어 완전 자회사로서의 펀더멘털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