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명칭이 제도 도입 27년 만에 '독립이사'로 바뀐다. 이사 총수 4분의 1이었던 사외이사 선임 기준은 25년 만에 3분의 1로 상향한다. 기존 상법 최소 요건에 맞춰 이사회를 구성한 중견 상장사들은 내년 주주총회 시즌 때 사외이사 구인난을 피하려면 후보군을 미리 선점해 둬야 한다.
지난 3일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사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추가하고,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고, 4분의 1이었던 사외이사 의무 선임 비율을 3분의 1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정부 이송을 거쳐 공포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상장사는 개정 상법 시행 1년 안에 사외이사 비율을 맞춰야 한다
사외이사 명칭 변경은 제도 도입 후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1998년 2월 유가증권 상장 규정을 개정하면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때 출범한 비상경제대책위원회가 경제 회복 실천 방안 중 하나로 유가증권 시장 상장 법인에 사외이사 선임을 의무화하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채택했다.
사외이사 제도는 영국·미국식 기업 지배구조를 참고해 설계했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금융 기관과 상장사 이사회가 대주주와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감시하지 못해 기업 경영 부실을 초래했다는 진단이 출발점이었다.
독립이사라는 명칭은 미국 사외이사 호칭과 비슷하다. 미국은 독립성을 강조해 사외이사를 'independent director'라고 지칭한다. 이번 사외이사 명칭 개정 취지도 독립성 강조와 업무 집행 감독 기능 강화다. 기업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라는 뜻을 내포한 사외이사라는 용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사용하는 'non-executive director'에 가까웠다.
의무 선임 비율 상향도 사외이사 제도 도입 후 시도하는 큰 변화다. 2000년 1월 증권거래법(자본시장법으로 대체)을 개정하면서 주권 상장 법인이 사외이사를 이사 총수 4분의 1 이상 선임하도록 의무화했다. 상법에 사외이사 선임 요건을 규정한 건 2009년이다. 별도 기준 자산총계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 총수 과반을, 그 외 상장사는 이사 총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도록 했다.
자산 규모가 큰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는 대부분 사외이사 비율 상향 영향권 밖에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는 사외이사 비중을 50% 이상으로 유지했다. 2018년 50.1%였던 사외이사 비중은 지난해 51.1%로 소폭 상승했다. 해당 기간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 전체 이사 수 증가 폭(40%)보다 사외이사 수 증가 폭(43%)이 더 컸다. 2018년 787명이었던 기업집단 소속 상장사 사외이사는 지난해 1123명으로 늘었다.
자산총계 2조원 미만 중견·중소 상장사는 사정이 다르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 등 기존 상법이 요구하는 최소 요건으로 이사회를 구성한 곳들은 내년 정기 주총 때 사외이사를 충원해야 한다. 4인 체제였던 곳은 추가로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선임해야 3분의 1 이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주총 시즌 사외이사 구인난을 피하려면 역량을 갖춘 후보군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