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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경영 거버넌스 점검

10대 건설사 이사회, 안전 책임 '온도 차'

HDC·삼성물산은 적극 논의, 대우건설 사외이사 견제 작동…GS·SK·롯데 '소극적'

이지혜 기자

2025-08-28 14:08:39

편집자주

연이은 산업재해 소식으로 안전경영이 화두에 올랐다. 재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계기로 산업안전 정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하고 있고 그동안 의미있는 변화를 달성한 기업도 적지않다. 하지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곳들이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theBoard는 주요 기업의 안전경영 관련 거버넌스를 심층 분석해본다.
이사회는 안전보건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이에 따라 매해 건설사 CSO(최고안전책임자) 등이 안전보건과 관련한 정책, 조직, 예산, 운영실적과 계획을 이사회에 보고한 뒤 승인받도록 법제화되어 있다. 법적으로 한 해에 최소한 한 번씩 이사회에서 안전 관련 안건을 다뤄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건설사 이사회 별로 안전에 대한 온도 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GS건설과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은 이사회에서 법적 의무 사안 외에 추가로 안전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안전을 전담하는 소위원회까지 꾸리며 이사회가 안전을 비중있게 다뤘다. 삼성물산은 중대재해 등 산업안전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는데 이는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다.

◇HDC, 안전보건위 '주축'…삼성물산 전문가 영입, 대우건설 사외이사 주도

28일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의 2024년 사업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사회에서 안전 관련 안건을 가장 적극적으로 다룬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인 것으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4년 전체 이사회에서 4차례, 산하 소위원회인 안전보건위원회에서 4차례 등 총 8차례 안전 관련 사안을 다뤘다.

안전보건위원회가 연도별, 분기 별로 안전·보건·품질 활동 실적을 승인하면 이를 전체 이사회에 상정해 보고하는 구조인 것으로 파악된다.


안전을 키워드로 내세워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소위원회를 꾸린 것은 10대 건설사 중 HDC현대산업개발뿐이다. 안전보건위원회는 주주제안을 수용해 2022년 설치된 소위원회로 안전과 보건, 품질관리에 대한 주요 사항을 감독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한다. CSO인 조태제 대표이사 부사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사외이사 2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다음으로 이사회에서 안전을 비중있게 다룬 건설사는 삼성물산현대건설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전체 이사회가 연초 안전보건관리계획을 승인하고 안전경영 감독 책임을 지는 소위원회가 각각 3차례씩 추가 논의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ESG위원회, 현대건설은 투명경영위원회에서 안전 관련 정기 보고나 산업안전상생재단 운영 기금 출연 등을 논의했다.

삼성물산 이사회 특징은 중대재해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뒀다는 점이다. 율촌에서 중대재해센터장으로 재직 중인 김경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두면서 산업안전에 대한 전문성을 제고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이사회에서 3차례나 안전 관련 안건을 다뤘다. 2022년과 2023년에는 법적 의무만 이행했던 것과 대비된다.

대우건설 사외이사들이 안전경영 감독 책임을 적극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9월 열린 제9차 정기 이사회에서 이인석, 이영희, 안성희 사외이사가 안전보건, 공공입찰 및 하도급법준수 관리현황 보고를 요청하면서 12월 열린 이사회에서 안전 관련 안건이 추가로 다뤄졌다. 이들은 이사회 BSM(Board Skill Matrix)에서 ESG에 전문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사외이사진이다.

◇GS·SK·롯데, 의무만 지킨 ‘소극적’ 이사회

DL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는 이사회와 소위원회 등을 모두 합쳐 지난해 안전 관련 안건을 각각 2차례씩만 다룬 것으로 확인됐다. DL이앤씨는 연초 안전보건에 관한 계획을 전체 이사회에 보고한 뒤 연말에 이행 사항 등을 ESG위원회가 점검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이사회는 연말에 산업안전상생재단 기부금 출연 등을 추가로 다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시한 내용과 다른 지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사회가 한 해에 5회 이상 주요 안전보건 이슈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며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사안을 관리하고 감독한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달랐다.

포스코이앤씨는 사외이사가 없이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이사회에서는 연초 안전보건 계획 보고 당시 추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보류됐다가 이후 다시 다루면서 안전 관련 안건을 심의한 횟수가 늘었다.

GS건설과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는 이사회에서 법적 의무만 이행하는 수준으로 안전 관련 안건을 다뤘다. GS건설 이사회는 2023년 CFO, 지난해에는 CRO 등 등 주요 임원 선임을 의결하며 인사에 관여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CSO에 대해서만큼은 달랐다. CSO 관련 인사를 단독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한 사례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