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025 이사회 평가

'재무성과 빛났지만' 삼영무역, 이사회 구성·견제 기능은 '미흡'

[총론] 총점 255점 중 143점, 사외이사 제도·개선 프로세스 부족

최재혁 기자

2025-09-29 10:48:2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삼영무역이 theBoard가 실시한 이사회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우수한 재무성과에도 불구하고 거버넌스 체계와 견제 장치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다.

삼영무역은 화공약품과 안경렌즈 판매, 자동차 부품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종합상사형 기업이다. 1959년 설립 이후 반세기 넘게 화학 원료 유통과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 사업을 축으로 성장해 왔다. 최근에는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안정적인 거래선을 확보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자동차 부품 52.5%, 화공약품 42.2%, 안경렌즈 3.3%로 집계됐다. 연결 매출액은 4802억원, 영업이익은 183억원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은 18%에 불과해 재무 건전성도 돋보였다.


가장 낮은 점수는 이사회 구성 부문에서 나왔다. 5점 만점 환산 기준 2점에 그쳤다. 의장이 오너인 동시에 사내이사라는 점이 감점 요인이 됐다. 사외이사 비중은 일정 수준을 확보했으나 70% 이상에는 미치지 못했고 감사위원회와 같은 필수 위원회 외에 별도의 보상위원회·후보추천위원회 설치도 미흡했다.

참여도 부문에서는 3.4점을 기록했다. 연간 이사회 개최 횟수는 9~11회로 안정적이었고, 평균 출석률도 90% 이상으로 양호했다. 감사위원회와 기타 소위원회 역시 정기적으로 운영됐으나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와 교육 프로그램은 부족했다. 연 1회 교육을 실시하는 데 그쳤고 사외이사 후보 풀을 활용한 인적 자원 관리 역시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견제기능 부문 2.3점에 머물렀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제도가 사실상 마련되지 않았으며 사외이사만의 회의도 거의 개최되지 않았다. 내부거래 통제 장치 역시 독립적 위원회를 두는 대신 이사회에 위임하는 수준에 그쳤다. 미등기임원 보수 비율은 30% 이상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보수 체계가 주주가치와 연동되지 않는 점도 낮은 평가로 이어졌다.

반면 정보접근성은 3.2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주요 이사회 의안과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으며 지배구조 보고서 역시 일정 수준으로 공시했다. 다만 회사 홈페이지 등 외부 이해관계자가 접근하기에는 정보 제공 방식이 다소 제한적이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2.1점으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영역으로 지적됐다. 내부 평가가 일부 진행됐으나 외부 전문기관 평가와 같은 체계적인 검증 장치는 부족했다. 사외이사 개별 평가 결과를 재선임에 반영하지 않았고, 자체 평가 결과를 주주나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감점 요인이다.

대조적으로 경영성과는 3.9점으로 전체 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배당수익률과 총주주수익률(TSR)이 모두 업계 평균을 웃돌았고 ROE와 ROA 등 수익성 지표도 우수했다.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 역시 높은 점수를 받으며 경영 성과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입증했다.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였으나 안정적 수익 구조와 건전한 재무구조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됐다.

이번 평가에서 삼영무역은 경영성과는 강하지만 지배구조는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향후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이사회 의장 독립성 확보, 위원회 설치 확대, 사외이사 평가·재선임 제도화 등 지배구조 선진화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