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벽이 무너졌다. 상법 개정을 필두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마스가(MASGA) 프로젝트 가동 등 거시 경제 여건이 맞물린 결과다. 기업 지배구조도 시장 평가를 좌우하는 주요 이슈다. theBoard는 올해를 관통하는 10가지 지배구조 이슈를 선정했다.
매년 한 해를 보내고 나면 참 다사다난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난 2025년 한해 자본시장에도 크고 작은 이벤트가 많았습니다. 10월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커졌죠.
밸류업 기대감은 곧 기업의 거버넌스, 이사회까지 이어졌습니다.
갈등을 빚었던 기업도 여럿이었는데요. 사법 리스크를 정리한 기업도 있었지만 오히려 분쟁이 길어진 곳도 남았죠.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시장의 인식이 아닐까요.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더벨 더보드가 한해 가장 뜨거웠던 거버넌스 이슈 열 가지를 모아 정리해 봤습니다. 우리 시장이 이제 결과론보다는 그 과정에도 관심을 기울일 만큼 성숙해졌는데요, 단순히 사건을 정리하기보다는 각 이슈가 남긴 질문, 그리고 다음 해에 기업과 이사회가 뭘 준비해야 하는지까지 같이 보겠습니다.
결국 짚어봐야할 포인트는 그래서 기업이 무엇을 바꿔야 하고, 이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입니다. 그리고 투자자의 역할도 전례없이 중요해졌죠. ①사법 이슈로 얼룩진 재계, 불확실성 해소 국면
첫 번째 토픽은 사법 리스크입니다. 지난해 재계에 법정 이슈가 많았던 이유는 다툼의 범위가 넓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부터 중견, IT까지 이어졌죠. 눈여겨봐야할 점은 리스크가 계속 쌓여가기보다는 상당수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상징적인 장면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대법원 무죄 확정이었죠. 7월 대법원에서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까지 무죄가 확정되면서, 국정농단 이후 길게 이어진 사법 불확실성이 정리됐어요.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닌 인물들도 있죠.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입니다. 조 회장은 횡령 배임 1심 유죄로 구속돼 항소심에서 1년 감형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김 센터장은 SM 시세조종 의혹 1심 무죄지만 검찰 항소로 2심 변수는 남아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혼 소송도 여전히 진행형이죠. 파기환송심에서 재산 분할을 다시 다투는데요. 핵심은 분할 재산이 대부분 그룹 지분과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오너 리스크가 지배구조와 지분율로 확대됐죠.
방시혁 하이브 의장도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고요. 기소 전 추징보전까지 걸린 상태라, 향후 기소 여부에 따라 장기화냐 진정이냐 갈립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기업의 사법 리스크는 경영상 위험을 넘어 거버넌스 위험까지 초래한다고 볼 수 있죠.
두 번째 토픽과도 이어지는데요.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는 국면에서는 체제 재정비가 뒤따라와야 합니다.
②이재용이 그리는 뉴삼성, 사업지원실과 바이오 보험 지배구조
다음 이야기는 뉴삼성입니다.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삼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두 가지입니다. 그룹의 경영, 즉 운영 환경을 다시 구축하는 움직임이 보이고요, 사업 재편도 이어졌습니다.
먼저 컨트롤 기능 변화가 도드라졌죠. 사업지원실 체제 발족이 포인트였는데요. 연말 조직개편으로 기존 사업지원 태스크포스를 상설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격상했습니다.
과거 유명했던 미래전략실의 부활인가요. 삼성은 미래전략실 부활은 아니라고 선을 긋지만, 규모를 감안하면 사실상의 컨트롤타워죠.
바이오 쪽은 인적분할이 핵심이었고요. 11월 1일 기일로 CDMO 존속법인과 바이오시밀러 신약개발 신설법인으로 나눴는데, 배경은 이해상충 우려를 낮추고 투자 포인트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였죠.
금융 쪽은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이 삼성생명, 삼성화재 이슈까지 번졌는데요. 금산법과 보험업법 규제 프레임 안에서 지분 조정이 필요해졌고, 삼성생명 일탈회계 논쟁도 정리 수순으로 들어갔다는 게 기사 핵심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재용 회장은 내년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할까요. 시장은 가능성을 높게 점칩니다. 책임경영 강화 요구가 커졌고, 준법감시위원회에서도 '많은 위원들이 공감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삼성의 이슈를 정리하자면, 불확실성이 걷힌 곳에 컨트롤타워와 포트폴리오가 재정비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③팔고 갚고 붙이고, SK 리밸런싱의 연속
SK도 들여다보겠습니다. 내용은 달랐지만 큰 그림에서 SK도 구조적인 개편이 있었죠. 핵심은 SK온 구하기였는데요. 전기차 캐즘으로 SK온 부담이 지속됐고, 이를 살리기 위해 캐시카우인 SK엔무브와의 합병을 성사시켰습니다.
합병을 하려면 지분 정리가 먼저였죠. SK엔무브 FI 지분을 사들여 100퍼센트 자회사로 만들고, SK온 쪽 FI 투자금도 상환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였습니다. 자금조달은 다층 구조로 짰습니다. PRS, 신종자본증권, LNG 자산 유동화까지요. SK식 리밸런싱의 특징이 드러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리밸런싱이 SK온만 있던 건 아닙니다. SK에코플랜트도 사업의 방향성을 전환했는데요.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서 반도체 밸류체인으로 축을 옮겼습니다. 환경 자회사 매각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꿨고, 반도체 소재 가스 영역 편입을 이어갔죠.
SK스퀘어는 11번가를 SK플래닛으로 넘기면서 FI 상환이 핵심이었습니다. 구조가 이례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자본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면 2026년 전망은 어떨까요. 리밸런싱은 올해 마무리가 될까요. 적어도 올 한해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SK의 추가 매각 카드까지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요.
색다른 결합도 있었죠. 네이버와 두나무의 만남입니다. 한줄로 요약하면 국내 1위 플랫폼과 1위 가상자산 거래소가 자본 결합으로 한 몸이 되는 사건입니다. 외형상 '주객전도'가 핵심이었죠.
포괄적 주식교환 이후 송치형 회장이 네이버페이 지분 19.5퍼센트로 최대주주가 되지만, 의결권을 네이버에 위임해서 실질 지배력은 네이버가 유지하는 구조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설계했을까요. 네이버페이를 네이버 연결 종속으로 유지하려면 실질 지배력 입증이 필요하고, 동시에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요건도 고려해야 해서요. 최대주주와 의결권의 분리가 해법이 된 겁니다.
FI들은 엑시트 대신 동행을 선택했고, 시장은 나스닥 상장을 동기로 봤고요. 국내 상장은 중복상장 논쟁이 부담인데, 미국 시장은 피어그룹이 존재하니 밸류에이션 논리가 달라집니다.
리스크도 있을 텐데요. 가상자산 변동성이 네이버 연결 실적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죠. 고객예치금, 평가가치 변동, 규제 감시 강화까지 변수가 많네요.
딜이 남긴 질문은 뭘까요. 플랫폼의 확장성, 가상자산의 폭발력이 만나 어떤 화학적 효과를 낼지는 안갯속이죠. 네이버가 1대 주주 자리를 내주면서까지 얻고자 한 실리, 그리고 두나무가 의결권을 포기하고 택한 확장이 거버넌스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남은 건 검증의 시간이죠.
다음은 KT입니다. 지난해 CEO 선임은 외풍을 피했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오점이 남았죠. 왜 오점이 됐는지 짚어보면, 차기 CEO 후보를 정한 직후 인선 과정에 참여한 조승아 사외이사가 독립성 결격 논란으로 당연퇴임 처리됐기 때문입니다. 인선 결과가 아니라 인선 절차에서 흠집이 난 거네요.
논란이 더 커진 건 최대주주 변경 타이밍이었죠. 국민연금 지분이 내려가고 현대차그룹이 최대주주가 된 이후,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임한 조 이사의 독립성 문제가 걸렸습니다.
퇴임 시점을 소급하면서, 해당 기간 의결 효력 논란까지 번졌고요. 한번 문제가 되면 리스크 여파가 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사회 결정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리니까요.
이사회 사무국 책임론도 나온 게 그 지점이죠. 사외이사 자격과 독립성 점검은 기본 중 기본이니까요. 절차적 정당성에 흠집이 난 겁니다.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내부 출신 CEO를 택하면서 낙하산 잔혹사를 끊었다는 평가도 있었는데요. 구조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는데, 내부통제 부재 논란으로 투명성이 흐려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