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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영풍, 회계 중징계...감사위원 선출 향방은

영풍-MBK 중립 후보 준비, 소액주주 영향력 극대화 전망

감병근 기자

2026-06-11 14:30:32

고려아연이 9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중징계를 받았다. 현 경영진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쳐야 하는 영풍도 나란히 중징계 대상이 됐다.

다가올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회계 감시인인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선임한다. 이 때문에 이번 중징계가 캐스팅 보트인 소액주주 표심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3%룰’이 적용되는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중립 인사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영풍-MBK, 감사위원 중립 후보 준비

고려아연은 조만간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총 5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에 더해 최근 사임한 4명의 사외이사를 모두 채우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정관상 정원이 19명으로 정해져 있다. 현재 이사회는 14명으로 운영 중이다. 이사회 구도는 미국 정부가 참여한 합작법인 측 1명을 포함해 최 회장 측이 9명, 영풍-MBK가 5명으로 구분된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율 구도는 팽팽하다. 영풍-MBK는 41.1%, 최 회장 측은 37.9%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국민연금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분율이 각각 약 5%, 나머지 11%는 소액주주 몫으로 추산된다.

영풍-MBK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분리선출 감사위원 후보를 자체 추천하지 않기로 방향을 정했다. 대신 공공성 있는 기관 또는 전문가 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아 고려아연 주주 전체를 대표할 중립 후보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영풍-MBK가 이러한 전략을 들고 나온 건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에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적용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풍-MBK는 지분율에서 앞서지만 최 회장 측 주주 구성이 더 다양하다. 이에 ‘3%룰’이 적용되면 분리선출 감사위원은 최 회장 측이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립 감사위원 1명을 세워 5명의 신임 이사 선임 구도를 2:2:1로 끌고 가겠다는 게 영풍-MBK 측의 구상으로 분석된다. 현 지분율에서는 3%룰이 적용되지 않는 사외이사 4명 선임에서는 영풍-MBK와 최 회장 측이 2명씩을 확보할 것이 유력하다. 이 경우 전체 이사회 구도는 11:7:1로 재편된다.

고려아연·영풍 증선위 중징계로 명분 흔들, 소액주주 영향력 극대화

영풍-MBK가 미는 중립 후보가 최 회장 측 후보를 꺾을 수 있을 지는 결국 소액주주 표심에 달려 있다. 고려아연은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소액주주의 80% 정도가 최 회장 측을 지지했다. 이를 통해 최 회장 측은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고려아연, 영풍에 중징계를 내린 부분은 표심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0일 고려아연, 영풍에 각각 감사인 지정 3년과 임원 해임권고 등을 의결했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PEF) 원아시아파트너스 관련 투자 손실을 축소 반영한 점을, 영풍은 환경비용 관련 충당부채를 과소계상한 점 등이 문제됐다. 해당 문제는 양측이 모두 명분 확보를 위해 서로 집중적으로 공격하던 지점들이기도 하다.

공교로운 대목은 이번 임시 주주총회의 승패를 가를 분리선출 감사위원이 회계 부실을 살피는 감시인이라는 점이다. 현 상황에서는 양측 모두 자신들이 더 깨끗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소액주주에게 호소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측이 모두 명분상 약점을 드러내면서 국민연금, 현대차그룹이 계속 중립을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는 결국 소액주주 표심이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에 더욱 결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