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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지배구조 개편, 모회사 이사회에선 의견 분분

AK홀딩스-AKIS-AK플라자 구축…지난해 신영재 사외이사 지원 반대 의견

이돈섭 기자

2026-06-17 10:16:56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AK홀딩스가 AK플라자 지원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AKIS를 통해 AK플라자를 간접 지배하는 구조를 구축한 데 이어 자금 지원과 담보 제공까지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외이사가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최근 새롭게 꾸려진 이사회는 AK플라자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는 모습이다. AK홀딩스 이사회가 그룹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경영진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K홀딩스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AK플라자 주식 3122만3079주(71.12%)와 우선주 9만주(0.20%) 등을 AKIS에게 매도하기로 결의했다. 매도 금액은 483억원. 앞서 지난 2월 AK홀딩스는 자회사 제주항공이 갖고 있던 AKIS 지분 전량을 매입, 손자회사였던 AKIS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AK플라자 주식 매도를 통해 AK홀딩스는 산하에 AKIS를 두고 그 밑에 AK플라자를 놓는 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한 셈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지원 체계를 재정비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다. AK홀딩스는 AKIS에 565억원을 연 4.6% 금리로 대여하는 한편 AK플라자가 한국증권금융에서 차입한 311억원에 대해 애경케미칼 주식 530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AK홀딩스가 계열사 자금 지원과 신용 보강 역할을 수행하는 전체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AKIS를 통해 AK플라자를 지원할 수 있게 된 길이 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AK플라자는 사실상 만성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로 398억원을 기록, 누적 결손금은 1679억원에 달했다. 백화점 업황 부진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설상가상 상당 규모의 차입금 관리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해 말 차입금 규모는 310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45%을 기록했다. 작년 한해 회사가 차입금 이자로 내는 비용만 275억원 수준이었다.

그룹 차원의 AK플라자 지원은 그간 꾸준히 이뤄져왔다. AK홀딩스는 2024년 말 증자를 통해 AK플라자에 601억원을 지원했고 지난해 12월에는 AK플라자가 보유한 마포애경타운 지분 99.1%를 455억원에 매입했다. 동시에 광주투자개발과 함께 AK플라자가 보유하고 있던 분당점 부동산 펀드 수익증권 전량도 인수했다. AK플라자 자산을 유동화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실상 그룹이 자금을 지원한 형국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AK홀딩스의 자체 재무부담도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AK홀딩스의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7181억원으로 2024년 말 5054억원에서 42.1% 증가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3155억원에서 6159억원으로 급증해 단기 차환 부담이 커졌다. AK홀딩스가 차입을 확대하면서까지 계열사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는 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AK홀딩스는 최근 계열사 애경산업태광산업에 매도키도 했다.

AK홀딩스의 연이은 지원을 둘러싸고 이사회에선 이견이 표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초 정기이사회에는 당시 신영재 사외이사가 자금 대여 등 안건에 반대 의견을 냈다. 결과적으로 안건은 모두 통과됐지만 반대 의견이 공식 의사록에 남았다는 점에서 내부 논의가 순탄치만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인 그는 올 3월 잔여 임기가 2년여 남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진 사임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자회사 지원 과정에서도 모회사 이사회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특히 모회사 재무적 측면에서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을 경우 주주와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없으면 지원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1년 사이 AK홀딩스의 주가는 43.2% 하락, 시장 전체와 비교해 정반대의 주가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올 3월 새롭게 개편된 이사회는 경영진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이뤄진 지배구조 개편 관련 안건에 대해서도 의견이 만장일치로 모아졌다고 전해진다. 현재 AK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3명 등 사내이사 위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AK홀딩스 별도기준 자산총액은 1조382억원이었다. 현행법 상 자산 2조원 미만 법인은 이사회 4분의 1을 사외이사로 채우면 된다.

다만 사외이사 전원이 반대하더라도 의사결정을 뒤집기 어렵다는 점에서 견제 기능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남아있다. AK홀딩스는 이에 대응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수년 간 거버넌스위에서는 AK플라자 자산 유동화 작업과 AK홀딩스 주식 담보 제공 등이 사전 보고됐다. 다만 거버넌스위가 안건을 자체 심의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은 해당 위원회의 한계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