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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메가캐리어의 탄생

'실리 택한' 아시아나티앤아이, 지배구조 승격 대신 '청산행'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 차원…계열사와 역할 겹쳐 사업 공백 'NO'

변세영 기자

2026-07-16 08:18:16

편집자주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가 오는 12월 17일 출범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합병하면서다.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령상 기준시가에 따라 대한항공 1 대 아시아나항공 0.2736432로 산정됐다. 다만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합병비율과 소수주주 보호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이번 거래 역시 상법 개정 이후 첫 대형 합병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더벨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의미와 남은 과제를 짚어본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을 앞두고 지배구조 최하단에 위치한 아시아나티앤아이(T&I) 법인 청산에 들어간다. 복잡한 지분 매입이나 계열사 간 합병을 통해 인위적으로 법인을 살려두는 우회로 대신 과감한 정리를 선택하며 군살 빼기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 등→아시아나티앤아이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최근 아시아나티앤아이를 청산하기로 확정하고 주요 주주들과의 본격적인 실무 협의에 착수했다. 아시아나티앤아이는 아시아나IDT(40%), 아시아나에어포트(24%), 한진세이버(16%) 등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과 금호건설(20%)이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는 다소 분산된 구조다. 지배구조는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한진세이버·아시아나에어포트 등→아시아나티앤아이로 이어진다.

이번 청산 결정의 표면적인 배경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이다. 지난 2024년 12월 12일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의 자회사, 지주회사 한진칼의 손자회사로 공식 편입되면서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티앤아이는 한진칼의 '고손회사' 신분이 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손자회사가 국내 회사를 보유하려면 해당 회사를 100% 자회사(증손회사)로 둬야 한다. 반면 증손회사는 국내 계열사(고손회사)를 지분에 상관없이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편입 시점(2024년 12월 12일)부터 2년간 행위제한 해소를 위한 법적 유예기간을 부여받았다. 오는 2026년 12월 11일까지 이 복잡하게 얽힌 지분 고리를 끊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던 셈이다.

*제이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지분 조정 대신 완전 청산, 사업적 실익 크지 않아

당초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티앤아이를 증손회사나 손자회사로 ‘승격’시켜 살려두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곤 했다. 예컨대 아시아나IDT가 아시아나티앤아이 지분을 모두 매입해 흡수합병하거나(한진칼의 증손회사), 대한항공이 지분을 100% 인수해 한진칼의 손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진그룹이 지분 조정이 아닌 ‘완전 청산’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사업적 실익이 크지 않다는 재무적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티앤아이는 매출액이 2023년 108억원, 2024년 119억원, 2025년 124억원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매년 7억~10억 원 안팎을 기록하는 등 나름 소규모 알짜 법인이다. 다만 매출의 100%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내부 거래에서 올리는 전형적인 ‘인하우스’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자체적인 생존력과 외부 시장으로의 확장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굳이 재원을 투입해 외부 주주인 금호건설 등의 지분을 매입할 유인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대한항공 산하에는 이미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100% 자회사들이 탄탄하게 버티고 있다는 점도 결정타다. 아시아나티앤아이의 핵심 사업인 기내 면세지 제작 및 광고대행 업무는 대한항공의 자회사 ‘싸이버스카이’가 이미 전담하고 있다. 또 다른 사업인 부동산 및 시설 관리 업무 역시 ‘케이웨이프라퍼티’라는 전문 법인이 별도로 존재한다. 이 상황에서 추가 비용을 들여 아시아나티앤아이를 존속시키는 것보다 법인을 깔끔하게 청산하는 게 비용과 물리적 시간 측면에서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산 후 해당 업무 기능을 타 계열사로 이관·통합하면 그룹 전반의 시너지 차원에서도 효율적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티앤아이는 해산 결의 및 청산인 선임을 통한 청산절차 진행"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