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코가 오너 2세 김민수 삼익악기 부회장 소유의 법인을 최대주주로 맞이했다. 최근 주가 저점 국면 속에서 김종섭 회장이 보유 지분을 자녀에게 넘겨 눈길을 끈다. 시장에선 김 부회장이 스페코 지분을 취득하며 승계 과정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페코는 지난 1979년에 설립된 이후 1997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주력 사업은 건설 장비인 아스팔트 믹싱 플랜트와 콘크리트 배쳐 플랜트 제조다. 각 플랜트는 도로 포장용 아스콘과 콘크리트(레미콘)을 생산한다.
스페코는 삼익악기의 지분을 16.58% 보유한 그룹 내 핵심 상장사다. 김종섭 삼익악기 회장이 보유한 18.46%와 큰 차이가 없다. 김 회장은 지난 2002년 스페코와 컨소시엄을 이뤄 법정관리 중이던 삼익악기를 인수했다.
시장에선 승계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제기됐다. 1947년생인 김 회장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장남인 김민수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출처 : 금감원 전자공시
최근 김 회장이 스페코의 지분을 전량 처분하면서 승계 가능성은 급물살을 탔다. 김 회장은 지난 15일 보유 중인 스페코 주식 491만7071주를 넥사코리아 유한회사에게 넘기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완료했다. 넥사코리아는 김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법인이다.
구주 단가는 1주당 1750원으로 계약 체결일 스페코 종가와 동일하다. 총 86억원 규모의 딜로 넥사코리아는 이 중 81억원을 보유 건물을 담보로 차입해 지급했다. 인수 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한 셈이다.
넥사코리아는 지난해부터 그룹 지배구조에 등장했다. 김 부회장은 보유 중이던 삼익악기 주식 655만3983주를 넥사코리아에 매도했다. 개인 지분을 본인 소유 법인으로 넘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 부회장은 78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번에 넥사코리아가 스페코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김 부회장의 삼익악기에 대한 지배력은 더욱 강화됐다. 스페코와 넥사코리아의 삼익악기 합산 지분율은 23.82%로 김 회장의 지분율을 상회한다.
일각에선 최근 스페코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지분 정리가 이뤄졌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스페코는 지난 4월 말까지 2000원대에서 3000원대 사이를 오가는 주가를 기록하고 있었다. 5월에 들어서면서 급락세가 이어져 지난달엔 장중 1458원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저점을 유지하는 와중에 오너 2세 법인이 지분을 확보하면서 비교적 저가에 스페코와 삼익악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가 하락하기 전에 지분 정리가 이뤄졌다면 매각 금액은 100억~150억원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외형 축소가 지목된다. 스페코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3억원으로 전년 동기(74억원) 대비 15% 줄어들었다. 반면 수익성은 개선됐다. 영업손실은 1억3362만원에서 5841만원으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연간 실적 개선세와 해외 수주 등을 고려했을 때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페코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9.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7억원에서 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에티오피아 도로청과 46억원에 달하는 배처플랜트 계약을 체결해 2분기 매출 인식을 앞두고 있다.
스페코 관계자는 "2세에게 지분이 간 건 맞다"며 "자금 상황이 여력이 생기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주가의 경우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지만 하락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