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

비상장사가 앞선 두 지표 '참여도·평가개선프로세스'

[종합평가]사회안전망 맡는 업권 특성상 상장 여부 관계없이 '좋은 거버넌스 추구' 방증

최은수 기자

2025-06-25 08:10:33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상장사는 비상장사보다 많고 강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외연유지와 내실 및 리스크 관리, 법률적 책임을 넘어 주요 정보와 거버넌스와 관련한 공시의무도 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상장사보다 양호한 이사회 거버넌스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theBoard가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이사회 평가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났다. 총점을 포함해 구성, 견제기능, 경영성과 등 대부분 지표 상위를 상장금융사가 차지했다. 그러나 각 기업이 이사회 발전에 공을 들이는지 가늠할 수 있는 '참여도 및 평가개선' 지표에선 비상장사가 상장사보다 더 상위권에 자리한 비중이 높았다.

◇참여도 및 평가개선 두고 미세하게 앞선 비상장 금융사

theBoard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발간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연차보고서)와 2024년도 사업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국내 금융사 가운데 총 53곳을 평가대상으로 삼았다. 이사회 △구성과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이어 해당 결과를 토대로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구분하고 이들의 득점 추이를 살펴봤다. 그 결과 △참여도 △평가개선 프로세스 두 지표에서 상위권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상장 금융사가 포진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각 상위 10위를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참여도 지표에선 7곳,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선 8곳이 비상장 금융사였다. 두 지표의 경우 10위권에 동률을 이룬 기업이 많은 점을 고려해도 비상장사가 상장사보다 상위권에 많이 포진해 있었다.


◇고점에 편중된 두 지표…금융사 '지배구조' 둘러싼 강한 규제

통상 상장사는 비상장사 대비 많은 규제를 요구받다보니 거버넌스도 상대적으로 발달돼 있다. 상장금융사는 한층 엄격하게 사외이사 선임을 비롯해 자본시장법 상 공시 등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상법 규정들은 모든 주식회사에 적용되지만 특히 금융사를 두곤 별도의 특례규정을 추가로 적용한다.

이에 상장금융사는 비상장금융사 대비 이사에 대한 법률 책임 발생 가능성도 높다. 상장금융사 이사회가 요식행위를 넘어 우수한 이사회 멤버들이 엄격한 기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집합적 정합성 등 시스템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장금융사들이 △참여도와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 상장사를 앞섰다는 점은 주목할 일이다.

참여도와 평가개선프로세스 두 지표를 둔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상위권 경쟁은 순위가 불과 1~2점차이로 갈렸다. 통상 금융사의 경우 타 산업군 대비 규제의 강도가 높다보니 이사회 평가 점수가 대체로 상위권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점을 고려해도 참여도와 평가개선프로세스의 경우 유독 고득점 구간에 쏠림 현상이 강했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두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점과 분포를 함께 고려하면 상장사와 비상장사 모두 좋은 건전한 거버넌스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단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앞서 두 지표가 각 기업이 이사회의 발전을 지향하는 것과 유의미한 상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발전하려면 이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각 이사회의 강점과 미비점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장치 마련에 힘써야 한다. 여기에 이사회와 개별 이사에 대한 평가가 더해지면 평가체계를 이사진의 활동을 유도하는 자극이자 성과 관리 수단으로 쓸 수 있다. 이 두 요소에 집중하는 기업은 건전한 지배구조의 선순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반면 경영성과 지표는 가장 변별력과 편차가 컸다. 53개 기업마다 업권을 나눈 뒤 해당 업권별 평균치를 기준으로 고득점과 저득점 기업을 갈랐는데 점수를 두고 각 기업마다 편차가 상당했다. 사회안전망의 성격을 띤 금융의 경우 사별로 수익 추구를 지향하는 정도나 판단이 각기 다른 것도 경영성과 점수 분포대가 넓은 것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