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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회장 체제' 택한 청호나이스, 미완 과제 '승계'

고 정휘동 회장 아내 이경은 박사 전면에…아들 정상훈 씨 상속 방식 주목

김도현 기자

2025-08-20 18:04:32

청호나이스가 올해 갑작스럽게 작고한 고 정휘동 회장 뒤를 이을 신임 회장으로 그의 아내 이경은 박사를 선임했다. 이를 두고 업계 시선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유지될 것인지 여부로 쏠린다. 동시에 정 회장 아들의 청호나이스 지분 승계가 과연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도 주목받는 이슈다.

청호나이스는 이틀 전 이사회를 통해 이 회장이 공식 취임했다고 20일 알렸다. 회사 측은 "고 정 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 및 발전시켜 회사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의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며 "이 회장 중심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내는 창신 정신을 더욱 강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장 선임은 청호그룹 창립자인 고 정 회장은 올 6월 별세하면서 이뤄졌다. 청호나이스 등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정 회장의 갑작스러운 작고가 그룹 전반에 혼란을 부를 우려가 컸다. 특히 고 정 회장 아들인 정상훈 씨가 별도의 경영수업을 받지 않는 등 승계와는 거리가 멀어 동생 정휘철 부회장 등판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배경에는 이 회장의 경우 청호나이스에서 직접적인 역할을 한 것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 회장은 이화여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동 대학 교수 및 부학장을 역임했으며 청호나이스에서는 직접적인 역할이 없었다. 계열사 마이크로필터 2대 주주(지분 20%)로 있었던 정도다. 마이크로필터는 정수 필터를 만드는 곳으로 청호나이스 2대주주(지분 12.99%)이기도 하다.


이 회장의 이번 취임하으로 오너가의 지배력 다툼 가능성은 얼추 가라앉게 된 모양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이 회장의 풍부한 전문성과 포용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룹의 체질 개선과 창의적이고 열린 조직문화를 통해 임직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당장 과제로 보이는 건 현 경영진의 유지 여부로 보인다. 올 4월 취임한 지기원 청호나이스 대표와 역할 분담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고 정 회장의 유지를 비롯해 이 회장이 회사 사정을 잘 모른다는 점 등을 보면 전문경영인 체제 자체는 유지할 가능성이 높게 전망된다. 청호그룹은 고 정 회장 별세 당시 앞으로도 전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의 리더십 아래 고객, 사회, 파트너들과의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변함없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 4월 취임한 지기원 청호나이스 대표
정작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은 또 다른 문제다. 앞서 청호나이스는 삼성전자 출신 이용우 대표, LG전자 출신 오정원 대표 등이 취임했으나 단기간에 물러난 전례가 있다. 2023년 내부자인 김성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올해 초까지 대표를 겸직하다 지 대표로 바뀐 상태다.

다만 지 대표 경우 청호나이스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란 점이 주목된다. 청호나이스에서만 약 20년 근무하면서 기획, 영업 등 핵심 부서를 거친 인물이다. 내부적으로도 두터운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에서 온 대표들과 상황이 다르다는 뜻이다. 물론 지 대표 체제의 유지냐 교체냐는 전적으로 이 회장 손에 달려 있다.

청호나이스에게 있어 이보다도 더 시급한 과제로 꼽을 수 있는 건 오너 2세의 안정적인 지분 승계다. 정 회장 아들 정상훈 씨가 26살의 아직 어린 나이인 탓에 그를 향한 승계 작업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정 씨는 회사 경영에도 참여 중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정 회장이 보유한 회사 지분을 보면 △청호나이스 75.1% △마이크로필터 80% △엠씨엠 100% △동그라미파이낸스대부 99.7% 등이 있다. 현행법상 이 회장과 정 씨는 고 정 회장이 보유한 이들 회사 지분을 1.5대 1 비율로 상속받을 수 있다. 고 정 회장의 별도 유언 등이 없었다면 산술적으로 이 회장이 청호나이스 지분 약 45%를 확보하게 된다.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무리 없는 수준의 지분이다.

문제는 거액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속세다. 고 정 회장의 모든 지분을 물려받는다면 수백억원 이상의 상속세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속세의 납부 방식을 두고 이 회장과 정씨가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는상황이다. 청호나이스 측은 "승계 관련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