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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이사 교육 현황 점검

고관 출신 DB 독립이사, 이사회 교육에 소극적인 이유

전군표 독립이사 최근 7년여 4곳 이사회 거치는 동안 외부 교육 이력 전무

이돈섭 기자

2026-07-30 15:36:54

이사회 경력이 10년에 가까운 베테랑 독립이사 가운데에도 외부 전문교육을 한 차례도 받지 않은 사례가 있다. 상법 개정 이후 독립이사의 책임과 역할이 한층 커졌지만 상당수 독립이사들은 여전히 개인의 경험과 전문성에 의존한 채 이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상장사의 경우 독립이사 대상 교육을 체계화함으로써 이사회 역량 고도화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독립이사 외부 교육을 듣지 않은 케이스는 전군표 DB 독립이사가 대표적이다. 제16대 국세청장을 지내고 현재 광교세무법인 회장으로 재직 중인 전 독립이사는 2019년 삼표시멘트를 시작으로 위니아(2020~2024년), DB증권(2023~2024년) 등을 거 쳐 현재 DB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DB는 그가 세무 분야 전문성과 풍부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 전반에 대한 견제와 조언을 수행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전 독립이사가 이사회 활동을 이어온 기간 외부 전문기관이 실시하는 이사회 외부 교육을 한 차례도 이수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2019년 3월 삼표시멘트 이사회에 처음 합류했을 때 회사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회사 사업 현황 교육에 한 차례 참석한 것과 2020년 3월 위니아 합류 이후 그 이듬해까지 회사 내부 교육 총 두 차례에 참여한 것이 전 독립이사가 지금까지 참여한 이사회 교육 이력의 전부다.

[이미지=광교세무법인 홈페이지]
DB증권의 경우 독립이사를 대상으로 외부 전문기관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지만 전 독립이사는 타 이사들과 달리 교육에 참석하지 않았다. DB에서는 회사가 2021년 이후 독립이사 교육을 일체 실시하고 있지 않아 교육 참여 기회 자체가 없었다. DB는 사업보고서에서 '이사가 모두 각 분야 전문가로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DB 관계자는 "향후 교육 재개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 독립이사가 몸담고 있는 DB의 경우 이사회 내 최대주주 영향력이 강한 점을 문제 삼기도 한다. 현재 DB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과 독립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에는 DB 최대주주(16.8%)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직접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최대주주 영향력이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강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어 독립이사 역량 강화에 관심이 작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독립이사 교육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독립이사 교육 실시 여부와 교육 내용을 공시해야 하지만 교육 자체를 실시할지 여부는 회사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이사 개개인의 책임이 커지면서 각 기업들은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해 교육 체계화를 도모하고 있다. 독립이사가 이사회 측에 요구해 외부 교육이 실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독립이사가 가진 전문성만으로 이사회를 꾸려가고 있는 행태를 연출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웅진의 경우 상장 이후 지금까지 이사회 교육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고 효성삼천리 등도 최근 독립이사 전문성을 들어 별도의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 일부 독립이사들은 본인 스스로가 이미 전문성을 갖춘 만큼 별도 이사회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보이기도 한다.

재계 관계자는 "신규 독립이사 선임 이후 이사 개인에게 회사 사업 현황을 소개하기 위해 교육을 실시하는 곳들이 많지만 회사 차원에서 이슈를 정기 발굴해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곳은 사실 많지 않다"면서 "이사회 교육이라는 것도 결국은 회사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이사회 운영에 관심을 가져야 이뤄지는 건데 오너 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사회 운영에 대한 관심이 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들은 독립이사 교육을 단순한 회사 소개 수준으로 인식하는 관행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사회를 개최하고 경영진이 보고하는 내용을 교육 이력으로 기재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 상장사 독립이사는 "예전에는 회계나 법률만 알면 됐지만 지금은 이사 개인이 커버해야 할 영역이 커졌다"면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도 전 분야에 걸친 체계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